■ 서울 ‘안전속도 5030’ 유연 조정

인도 없거나 사고 위험 적은 곳
추가발굴해 제한속도 높일 예정

‘국민제안’정책 설문조사서도
주행속도 탄력 조정안이 1위

도로별 기준 달라 시민 불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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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안전속도 5030’ 시행 이후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도로 제한속도의 유연성 확보에 나선다. 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시행된 정책 취지에 공감을 하면서도 교통체증 완화를 위해 보행로가 없는 도로 위주로 제한속도를 상향해 나가는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시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도 제한속도조정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이 진행 중이다. 시는 해당 용역을 통해 남산2호터널 등 서울 내 주요 도로 4곳의 제한속도를 시속 10㎞ 상향하는 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제한속도가 상향되면 곡선 구간인 남산2호터널의 제한속도는 기존 시속 40㎞에서 시속 50㎞로, 나머지 도로 3곳에선 시속 50㎞에서 시속 60㎞로 올라갈 예정이다.

시는 오는 4월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서울경찰청과 협의해 올해 상반기 안으로 남산2호터널 등의 제한속도를 상향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함께 추가 발굴해 제한속도를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같은 이유로 지난 2022년 한남대교 등 한강 다리 17곳의 제한속도를 시속 10㎞ 상향 조정한 바 있다.

2020년 12월부터 시행된 안전속도 5030은 보행자 등 교통 약자 보호를 위해 도시지역 간선도로 시속 50㎞, 이면도로 시속 30㎞로 차량 통행 속도를 각각 제한하는 정책이다. 시가 탄력적 제한속도 운영 확대에 나선 것은 주행 중 속도가 줄면서 발생하는 교통체증과 이에 따른 이동 시간 증가로 운전자 불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전속도 5030이 시행된 이후 도로 평균 통행속도는 줄었다. 2023년 서울시 차량통행속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시속 24.1㎞였던 서울시 도로 평균 통행속도는 정책 시행 이후 줄어 지난해에는 시속 22.8㎞를 기록했다.

대통령실이 이날 발표한 ‘국민제안’에 따른 정책 60건에 대한 설문 결과, 도심 일부 구간에서 차량 주행속도 제한을 시속 50㎞에서 시속 60㎞로 완화하는 등의 탄력 조정안이 1위로 꼽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보행자의 횡단 빈도가 적은 도로, 교량·터널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구간에서 제한속도를 완화하고 어린이 보호구역 등에서도 시간대별로 제한속도를 조절하는 도심 속도제한 탄력적 운영은 설문에 참여한 총 4003명 중 1921명의 표를 받았다.

반면 탄력적 제한속도 적용으로 도로별 제한속도가 달라지면서 혼선이 발생하는 등 제한속도를 상향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또 도로별 제한속도를 다양하게 하는 것에 대한 반대 의견도 일부 있는 게 현실이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안전속도 5030이 정착된 상황에서 제한속도를 상향하는 것은 다소 성급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정민·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