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법 통과… 내년 중 시행 예고
처벌 강화돼야 향후 징수 쉬워져

양육비를 주지 않는 이른바 ‘나쁜 아빠’에게 처음으로 실형이 선고되면서 미지급된 양육비를 국가가 먼저 주고 비양육자로부터 나중에 받아내는 ‘양육비 선지급제’ 도입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구본창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 대표는 28일 “양육비가 개인 간 채권 채무가 아닌 아동의 생존권과 관련된 것이라는 사법부의 인식 변화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해선 선지급제가 우선”이라며 “모든 양육자가 선지급제를 원하고 있고,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육비 선지급제는 지난 5일 민생토론회 당시에도 언급된 바 있다. 최근 고의로 양육비를 주지 않은 부모에 대한 제재 절차를 간소화하고, 양육비이행관리원을 독립 법인으로 설립하는 내용이 담긴 ‘양육비이행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여성가족부는 징수 시스템 구축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여가부는 개정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양육비 미지급자의 얼굴 사진을 제외한 이름·생년월일·직업·근무지 등 6가지 신상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또 양육비 지급 이행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출국금지, 운전면허 정지 처분, 감치명령도 한다. 이 같은 명령을 받고도 1년 안에 정당한 이유 없이 양육비를 계속 주지 않으면 최대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전날 인천지법에서는 10년 동안 두 자녀의 양육비 9000만 원을 전처에게 주지 않은 40대 남성이 법정에서 구속돼 양육비 미지급에 따른 첫 실형으로 알려졌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