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여의도 정치 종식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중앙당사에서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뒤편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일을 ‘정권심판일’로 규정한 것에 맞서 ‘여의도 정치를 끝내는 날’로 규정하는 배경막(백드롭)이 걸려 있다. 곽성호 기자

■ ‘국회 세종 이전’ 공약 의미

“구태정치 개혁 상징적 완성
국회는 시민들에 개방할 것”

‘구정치 심판’ 프레임 전환
충청권 선거 긍정영향 기대
민주당 “총선용 포퓰리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의사당의 세종시로의 완전 이전’을 공약으로 꺼낸 것은 야권이 제기하는 ‘정권 심판론’에 맞서 4·10 총선을 ‘심판의 날’이 아닌 ‘여의도 정치 청산의 날’로 프레임을 전환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주변의 개발 제한 해제라는 승부수를 띄워 서울 표심과 동시에 세종·대전 등을 아우르는 충청권 표심까지 공략할 수 있는 막판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완전한 세종시 이전으로 ‘여의도 정치’를 종식하고, 국회의사당을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시민께 돌려드리겠다”며 “4월 10일은 여의도 정치를 끝내는 날, 미래 정치를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한 위원장은 “여의도와 그 주변 등 서울의 개발 제한을 풀어서 서울의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국민의힘은 분절된 국회가 아닌 완전한 국회를 세종으로 이전해 세종을 정치 행정의 수도로 완성하고, 기존의 국회 공간은 문화·금융의 중심으로 바꿔서 동료 시민에게 돌려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견장 배경막(백드롭)과 단상에 ‘4월 10일, 여의도 정치를 끝내는 날’이라는 문구를 담았다.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정치 개혁의 상징적인 완성으로서 여의도 정치의 끝, 여의도 국회의 완전한 이전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국회 이전으로 한강 주변부 개발의 제약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 여의도 일대는 물론 소위 ‘한강벨트’라고 불리는 용산·성동·광진·마포·영등포·동작·강동 일대의 표심도 요동칠 것이란 관측이다.

한 위원장은 “국회를 세종시로 완전히 옮기고 이런 권위주의 규제를 모두 풀어서 재개발을 통한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이전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충청권은 선거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해 온 지역인 만큼 충청 표심을 직접 겨냥한 이번 발표가 총선 막판 판세를 뒤흔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되고 있다. 류제화 국민의힘 세종갑 국회의원 후보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사당 전체 이전 발표는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겠다는 집권 여당의 의지 표현”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한 위원장이 불리한 판세 뒤집기를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며 “여당으로선 충청권의 우호적 여론 형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한 위원장의 발표에 대해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충청권과 수도권의 핵심 승부처인 한강벨트 민심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을 보였다. 김민석 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사당의 완전 이전은 헌법 개정에 대한 준비 없이 제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수년 전에 민주당이 먼저 제안하고 국민의힘이 마지못해 동의한 사안임을 고려하면 새로운 내용이 없는 포퓰리즘적 정치 개혁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지만 부실한 검토로 가득한 ‘한동훈식 여의도 정치’야말로 극복해야 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이후민·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