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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유럽연합(EU) 조사를 받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전기차 업계의 공정한 경쟁을 왜곡한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이에 따라 미·중 간 통상 분쟁이 다시 격화할 전망이다.

26일(현지시간) WTO는 중국 상무부가 미 IRA로 인해 빚어지는 차별적인 집행을 시정해달라고 요구해옴에 따라 이날 분쟁 해결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30일 이내에 협의를 진행해야 하고 만약 양국이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WTO가 재판을 시작하게 된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제소에 대해 IRA가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을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최대 7500달러)을 지급하고, 중국산 제품은 제외해 WTO 규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IRA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목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사용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수입해야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본질적으로 차별적 속성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을 통해 "IRA는 미국이 세계적인 기후 위기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미국의 경제적 경쟁력에 투자하기 위한 획기적인 도구"라면서 "(반대로) 중국은 세계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중국 제조업체들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불공정한 비시장 정책과 관행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IRA는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에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5년 대비 40% 줄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와 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대응 사업에 3750억 달러를 투입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불공정 보조금 혐의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사가 진행되면서 지난 1~2월 EU로 수입된 중국 전기차 물량이 전년 대비 19.6% 줄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보도했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