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오픈AI 잡자” 논의 진행

애플이 아이폰에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랜 기간 라이벌이었지만 AI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의 협력과 독주가 이어지자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것이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출시를 앞둔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에 자체 AI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생성형 AI 기능을 강화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구글과 계약조건과 서비스 이름 등 라이선스 계약을 논의 중이며, 오픈AI와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오픈AI 중 애플의 최종 파트너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시장에선 구글을 택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

오랫동안 라이벌 관계였던 구글과 애플이 힘을 합치면 AI 시장의 판도를 바꿀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시장에 감돌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AI 산업을 뒤흔들 대형 계약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이 윈-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의 협상이 타결될 경우, 구글은 20억 명 이상의 아이폰 사용자가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자사의 제미나이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애플도 이를 계기로 오픈AI를 품은 MS를 따라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MS에 내준 애플은 AI 앱 출시 지연에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은 특히 삼성전자 ‘AI 폰(갤럭시 S24)’에도 제미나이가 장착된 만큼 애플과 손잡으면 오픈AI와의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애플이 구글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는 4% 넘게 올랐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알파벳 주가는 4.44% 오른 148.48달러에 마감했다. 애플 주가 역시 0.64% 상승한 173.72달러를 기록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