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15일 오전 서울 한 대학병원에서 한 의료인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건강 위해서라지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
의대생·전공의 향해 "스승이자 선배로서 미안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료현장과 학교를 떠나는 등 파행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필수 의료 분야인 뇌혈관 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이 15일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이른바 ‘빅 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의대 가운데 서울대·가톨릭대·울산대 등 3곳 교수들이 사직을 결의하면서 의료대란 우려가 높아지는 와중에 나온 입장이어서 주목된다.

대한 뇌혈관외과학회와 대한 뇌혈관 내 치료의학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민 여러분께는 죄송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가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들 학회는 "의사들의 주장이 아무리 미래 국민 건강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지금 당장의 문제는 현실"이라며 "저희는 조속하고 합리적 해결이 될 때까지 병원을 지키고 있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올리는 진심 어린 의견에 넓은 아량으로 귀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의대생과 전공의들에 대해서도 "한창 공부해야 할 시점에 과거와 어른들의 잘못 때문에 미래가 위험해진 것에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는 이번 의료 정책으로 야기된 혼란에 일차적 책임을 지고 당사자와 협의와 합의를 통해 정책의 모든 부분을 상의할 수 있음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또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전공의협의회는 정부가 성실한 자세로 협의를 제안하면 책임감을 가지고 협의와 합의에 응하라"고 했다.

이들은 또 휴학 중인 의대생들에 대해서도 정부, 의협, 전공의단체가 협상을 개시하면 즉시 학업에 복귀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한신경외과학회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그동안의 잘못된 의료 시스템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사명감을 가지고 환자 치료를 위해 병원을 지켜왔다"며 정부를 향해 "여론몰이와 겁박으로 의료인의 비윤리 집단화를 즉시 중단하고 원점에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지난 12일 출범한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의대 증원 반대와 전공의 보호를 위한 사직 결의에 대해 19곳 의대 교수들의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은 집단사직을 예고하면서도 우선 환자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하지만,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