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회의 열고 사직여부 논의
총장들 “교수들 지혜 필요”호소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정부와 의료계 입장 차가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14일 교수들의 집단행동 여부 등을 놓고 논의하는 등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공의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집단행동을 보일 경우 의료 혼란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가거점국립대 총장들은 이날 ‘호소문’을 발표하고 사직 등 집단행동을 예고한 의대 교수들에게 “국민의 곁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의교협은 이날 오후 8시 온라인 회의를 열고 정부의 전공의에 대한 압박과 대학의 의대 증원과 관련 향후 집단행동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전국 19개 의대 교수들은 지난 12일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오는 15일까지 사직서 제출 여부에 대한 논의를 마치기로 했다. 비대위에는 이날 기준으로 19개 의대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향후 참여 대학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주요 의대 내에선 교수들의 사직 문제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사직을 결행해도 향후 환자 관리 등이 과제다. 김미나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이미 사직서 제출에 대해서는 결의를 마쳤고, 사직서 제출 일정은 전국 비대위와 연대해서 행동할 예정”이라며 “사직서를 제출해도 의료진은 응급환자·중환자 등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한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내에선 동맹휴학 분위기 속에서 집단 유급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근 한림대 의대 본과 1학년 83명에게 학칙에 의거한 수업일수 미달로 인한 유급이 통보됐다. 한림대의 경우 학칙에 따라 수업 일수가 미달되면 시험 성적과 관계없이 해당 과목에 F 학점이 부여되고, 매 학기 성적 중 한 과목이라도 학점을 취득하지 못하면 유급 처리된다. 각 대학들은 한림대와 같은 방식의 집단 유급이 조만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대응책 찾기에 나섰다.

국가거점국립대학교총장 협의회(회장 김일환 제주대 총장)는 이날 ‘의과대학 학생, 교수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에 호소합니다’는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협의회는 의대생들에게 “강의실로 돌아와 달라”고 전한 뒤, 전공의·전임의·교수들에 대해선 “현재의 극한 갈등을 극복하고 의료 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교육자이자 의사로서 의대 교수님들의 현명한 지혜를 보여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철순·조율·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