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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31조 투입 계획
온실가스 배출량 절반 감축가능
오스테드社 등 3곳 사업 허가
환경영향평가 등 과제 산적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인천시가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서해 앞바다에 국내 최대 규모(6.2GW)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 계획대로라면 인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49%를 차지하는 영흥화력 석탄발전(5.6GW)을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해양생태계 훼손 우려와 각종 인허가에 필요한 주민 수용성 등이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어 ‘헛된 바람’에 그칠 수 있다는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14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항에서 배로 1시간여 거리에 있는 덕적도 인근 해상과 연안에서 200해리 떨어진 배타적경제수역(EEZ) 주변에 민간과 공공이 참여하는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31조 원을 들여 이곳에 ‘탄소 없는 바다 유전’이라 불리는 풍력발전기 400~500대(대당 12~15㎿)를 세울 계획이다.

정부가 정한 목표보다 5년 빠른 2045년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며 인천시가 2018년부터 추진해온 이 사업에 14개 민간 사업자가 뛰어들었다. 이 중 지금까지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사업자는 덴마크 국영기업인 오스테드와 영흥화력 모회사 한국남동발전, 그리고 CJ그룹 계열의 C&I레저산업 등 3곳이다. 입지 선정 후 발전량 예측에 필요한 풍황 측정을 끝내고 산업부 전기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기까지 최소 4~5년 걸렸다. 하지만 앞으로 착공 후 발전설비를 준공해 전력생산까지 넘어야 할 관문도 적잖다. 해양생태계 훼손 여부를 알 수 있는 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어민피해조사, 선박 운항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한 해상교통안전진단 등 29개 법률이 정하는 인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달 22일 덴마크를 직접 방문해 오스테드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해상풍력사업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약속했다. 해상풍력 분야 글로벌 1위 기업인 오스테드는 발전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지역과의 상생모델을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오스테드가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해역은 인천 꽃게의 70%가 잡히는 ‘서해특정해역’이라 어민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더욱이 주변은 군사훈련구역이라 군(軍)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발전기의 바람개비 역할을 하는 블레이드(날개) 길이만 최소 100m가 넘어 발전단지 주변에서의 조업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블레이드가 회전하면서 전파 교란이 생길 수 있어 군 레이더 작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현근 인천 해상풍력시민대책위원회 정책위원장은 “인천은 해양도시 장점을 살려 해상풍력 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면서도 “먼저 섬 주민이나 어민과도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