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헤어초크 전 코치 "주먹다짐에 몇달 노력 박살나"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부실 등을 이유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59) 전 감독이 독일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포츠(경기)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결과였다. 최고였다"는 뜻을 밝혔다. 한국의 축구 전문가 및 팬들의 평가와 클린스만 전 감독의 인식에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독일 시사매체 슈피겔은 17일(현지시간) 보도에서 클린스만 전 감독이 통화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전하고 "그러나 그가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설날이었고, 아무도 그와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고 전했다. 내용 상 슈피겔과 클린스만 전 감독의 통화가 아시안컵 축구대회 직후, 해임 이전에 이뤄진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이 남긴 성과에 대한 클린스만 전 감독의 인식이 해임 이전과 이후 전혀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해임이 결정된 지난 16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준결승 전까지 12개월 동안 13경기 무패의 놀라운 여정이었다. 계속 파이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슈피겔은 클린스만 전 감독이 아내와 함께 거주하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돌아갔다며 "더이상 한국 대표팀 감독이 아닌 이유를 설명하는 데 어떤 통계나 경기보다 캘리포니아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과 함께 한국 대표팀을 떠난 안드레아스 헤어초크(55) 전 수석코치는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차이퉁에 기고한 글에서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헤어초크 전 코치는 "중요한 경기 전날 저녁 톱스타 손흥민과 이강인이 드잡이하며 팀내 세대갈등이 터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며 "감정적인 주먹다짐은 당연히 팀 정신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헤어초크 전 코치는 "훈련장에서만 봤지, 식당에서는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우리가 수 개월 힘들게 쌓아올린 모든 게 몇 분 만에 박살났다"고 했다.

헤어초크 전 코치는 "지난 몇 달은 언론이 부정적인 것을 찾으려 하면 반드시 찾아낸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언론에 대한 불만도 숨기지 않았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