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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투자자 윈윈하려면… ‘차등의결권’ 등 허용해야

신병남 기자
신병남 기자
  • 입력 2024-02-15 11:57
  • 수정 2024-02-1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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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오르락 내리락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3%대 쇼크’에 일제히 하락했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인 15일 다시 반등했다. 코스피가 전장보다 3.39포인트(0.89%) 오른 2643.81로 상승 출발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도 지수 상승이 표시돼 있다. 백동현 기자



■ 세계 꼴찌 K - 증시, 체질 바꾸자 - (下) ‘행동주의’ 맞서 주주가치 높이기 과제

美 등 주요국 ‘경영권 방어수단’
韓은 없어 기업 성장 동력 잃어
거부권 ‘황금주’등 도입 목소리
상속세율 인하 인센티브도 필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코스피가 2600선을 돌파했지만, 고질적 기업 지배구조 문제 해결 없이는 효과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를 위해서는 지배주주·경영진이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해도 성장동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경영권 방어수단이 먼저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로 투자자와 기업이 ‘함께하는 잔치’가 될 수 있도록 인식과 관행을 바꿀 긴 호흡의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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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정책에 편승해 단기 차익 극대화를 노리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가 최근 거세지고 있다. 삼성물산이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은 시티오브런던 등 헤지펀드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익배당(주당 배당액 76.5% 증액 등), 자사주 매입(5000억 원) 등의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다. 또 싱가포르 헤지펀드 고디안캐피털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코리아펀드를 설립하고 KB·신한 등 금융지주사 7곳에 자사주 매입·소각을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정부의 프로그램에 제대로 호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기업들이 주주환원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경영권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는 경영권을 보장할 방어권이 미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대주주 등 일부 주주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주는 ‘차등의결권’, 경영권 침해 시 기존 주주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는 ‘포이즌필’ 등이 대표적인데,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단 1주만으로도 회사의 주요 의결사항에 대해 절대적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 역시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국내 기업은 자사주를 매입해 경영권을 강화하는 사례가 많았다. 자사주 소각, 배당 등 주주 환원이 되면 기업가치가 상승해 기업들도 반겨야 할 텐데, 기업 입장에선 주주환원보다는 경영권 방어용으로 쓸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를 불편해하고 부담으로 느끼는 것이 오히려 기업들”이라며 “이들이 목표를 설정할 때 영업이익만이 아닌 주가나 주가순자산비율(PBR)과 같은 것을 볼 수 있게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변화를 이끌 세제 혜택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주가가 오를수록 대주주가 내야 할 상속세액이 늘어나는 만큼 지배주주는 저(低)주가를 선호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인협회 등에 따르면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2000년 45%에서 50%로 상향된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로 최대주주 할증까지 적용하면 세계 최고(60%) 수준이다.

동시에 기업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상장사가 공시하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도 공개 자체가 의무화를 넘어 반드시 이행할 수 있도록 강제하는 조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삼정KPMG가 김 교수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의무발행 327개사의 핵심지표 준수 여부 등을 전수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지배권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핵심 지표일수록 기업이 소극적이고 형식적으로 공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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