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꼴찌 K - 증시, 체질 바꾸자

증권업계·전문가 제언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개선을 위해 주주 환원 강화를 강조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자본시장의 체질개선을 위해선 이른바 ‘단타’의 재료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을 활용해선 안 된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가치주 발굴 집중, 소액주주들을 위한 제도 개선을 위한 바람직한 행동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공식적인 윤곽을 드러내지 않았는데도 이미 2월 들어 단기 투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 일평균 회전율(시가총액 기준)은 0.59%로, 전월 0.44%에 비해 34.09% 상승했다. 저주가순자산비율(PBR) 테마주 형성이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히면서 거래를 활발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으로 증권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신용 잔고가 급증하고 일부 종목이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과열도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저PBR주 옥석을 가리려는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행동주의 펀드가 점찍은 종목들의 주가가 폭등할 것으로 보인다. 개미들이 이를 따라갈 가능성도 농후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증시 부양 정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제도개선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개인 투자자들도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기업가치를 반영한 지수를 도입하는 등 저평가된 기업 가치주를 발굴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기업가치 개선 우수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개발하고 현물상장지수펀드(ETF)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상법 개정을 통해 소액주주 권익 보호 장치를 더 강구하고, 기업이 소액 주주들에 대한 배당도 더 늘린다면 개인 투자자들의 행동 패턴도 단타보다는 장기적 관점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