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표 5000명 유예 촉구
“당리당략 떠나 민생 봐달라”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적용 유예를 거부한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내놨지만, 중처법 유예를 촉구하는 소상공인들의 결의대회가 잇따르는 등 업계 반발이 커지고 있다. 총선용으로 내놓는 선심성 공약이 아니라 중처법 유예가 더 시급하다는 업계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단체협의회·중소건설단체는 이날 오후 경기 수원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중소기업 대표 5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중처법 유예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50인 미만 사업장 중처법 확대 시행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집중적으로 호소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도 중소기업인 3500여 명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 모여 중처법 유예 법안 처리를 촉구한 바 있다.

중소기업계는 사업주가 영업·생산·안전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는 경우가 많은 중소기업 특성상 사업주가 구속되면 폐업 위기에 놓일 수 있다며 중처법 유예를 촉구해왔다. 중처법 확대 시행 나흘 만인 지난달 31일에는 부산 기장군의 한 소규모 폐알루미늄 수거·처리 업체에서 작업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중소기업계는 오는 29일까지 중처법 유예 촉구 결의대회를 지역, 권역별로 차례로 개최할 예정이다. 차기 개최지는 광주·전남 등 호남권이 거론된다. 향후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본 뒤 추가 집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중소기업계는 29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중처법 유예 법안 통과를 희망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추가적인 법 유예는 없다”고 못 박은 상황이라 여야 간 재협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정치권이 당리당략을 떠나 민생을 바라보고 중처법 유예 법안을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4·10 총선을 앞두고 소상공인 공약을 발표했다. 소상공인 목돈마련과 경제적 자립을 위한 △소상공인전문은행 도입 △소상공인 내일채움공제, 온라인 플랫폼법과 소상공인인력지원법 제정, 소상공인 화재공제 대상 확대 및 보상한도 상향 등이 담겼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살아야 민생도 살고 경제도 살아난다”며 “민주당은 3고(高)와 경기침체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부담은 줄이고 매출을 늘리면서 맘 편히 장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지·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