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내가 왜…’ 서울 강서을에 공천 신청을 한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을 부적격자로 발표한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金 “대통령 측근들이 공천 설계”
박찬주 등 제외 형평성 논란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신청자 849명 중 29명의 부적격자를 발표하면서 7일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가 확정돼 공천 심사에서 원천 배제된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 탈환을 위해 온몸을 불살랐던 헌신과 기여는 다 어디에 갔느냐”며 반발했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공관위가 발표한 부적격자 명단에는 강서을 공천을 신청한 김 전 의원이 포함됐다. 김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성민 의원을 비롯해 대통령 측근 인사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총선 구도를 만들고 지역 공천까지 자신들이 설계했다”며 “공관위에 들어가 있는 한 인사가 특별사면된 사람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서 3차 공관위 기준에 반영시켰다”고 주장했다. ‘공관위의 핵심 인사가 이철규 의원을 뜻하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공관위는 개인이나 가족의 입시·채용·병역·국적 비리를 ‘4대 부적격 비리’로 규정하고 사면·복권된 경우에도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겠다는 기준에 해당한다며 김 전 의원을 부적격자로 판단했다. 공관위는 채용비리와 관련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똑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전 의원은 KT에 딸의 정규직 채용을 청탁한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기소돼 2022년 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고, 윤석열 대통령은 그해 12월 그를 사면복권했다.

일각에서는 부적격자 명단에서 제외된 후보자에 대한 형평성 논란도 일고 있다. ‘공관병 갑질 의혹’을 받는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경우 부적격자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7년 당시 갑질 논란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으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그의 배우자만 폭행·감금 혐의로 기소돼 본인은 확정판결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2019년 11월 벌금 400만 원 확정판결을 받은 점 역시 4대 부적격 비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김성회 전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의 경우 SNS에서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라는 글을 썼다.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서도 ‘밀린 화대’라고 발언했다. 혐오성 발언이 원천배제 대상은 아니라는 판단이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혐오성 언행 공천 무관용 원칙’을 밝힌 만큼 추후 공천 과정에서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공관위 관계자는 “부적격자 심사는 형식적인 요건만 본 것일 뿐”이라며 “관련 논란은 추후 면접에서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김보름·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