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에 대한 1심 재판 선고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사주 매입·소각 등 공격적 주주환원 정책 전망…목표주가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하락세를 보이던 삼성물산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됐다.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오너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삼성그룹의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주가가 계속 ‘우상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전날 직전 거래일 대비 700원(0.47%) 상승한 14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내던 삼성물산의 주가는 이 회장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 소식에 상승 전환해 4% 넘게 오르기도 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에게 “검찰의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승계가 유일한 목적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주주 손해 의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은 2020년 9월 기소된 이후 3년 4개월 만에 이뤄졌다. 과거 국정농단 재판과 수감 기간까지 감안하면,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8년 만에 어느 정도 해소된 셈이다. 만약 검찰이 항소할 경우 법정 공방이 계속되겠지만, 1심과 달리 이후 재판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 회장을 옥죄던 족쇄가 풀리면서 그가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 주가에 힘이 실릴지 기대감이 모아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이재용 회장은 삼성그룹의 지주사인 삼성물산 지분 18.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가운데, 삼성물산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하거나 배당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보유한 자사주 중 보통주 780만7563주와 우선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5년과 2026년 각각 780만7563주, 780만7563주의 자사주를 소각한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물산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관계사 배당수익의 60∼70% 수준을 재원으로 하는 배당정책도 유지하기로 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계사 배당 수익의 60~70%를 주주에게 환원하고, 자사주를 5년간에 걸쳐 소각할 예정이었는데, 소각 기간이 3년으로 단축됐다”며 “삼성물산의 자사주는 전체 주식수의 약 13% 수준으로, 확정된 자사주 소각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7만 원에서 19만 원으로 상향한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추정한 삼성물산의 올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4조3744억 원, 영업이익은 5.1% 늘어난 3조174억 원으로 추정됐다. 평균 목표주가는 17만8000원이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