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티켓 등 24조 부담금 개편
정부, 설 물가관리 840억 투입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91개에 달하는 현행 부담금을 전수조사해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국민과 기업에 부과하는 ‘준조세’라는 지적을 받아 온 법정 부담금 제도가 1961년 제도 도입 이후 63년 만에 대대적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역동적이고 지속가능한 자유시장경제를 위해 자유로운 경제 의지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부담금은 과감하게 없애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징수될 부담금 규모는 24조6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윤 대통령은 “재원 조달이 용이하다는 이유로 부담금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준조세’나 ‘그림자 조세’로 악용되는 부담금이 도처에 남아 있다”고도 했다. 이는 연일 ‘민생’을 강조하고 있는 윤 대통령이 설사 정부 재정이 줄어들더라도, 국민이나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가로막는 법·규제는 반드시 없애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라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또 국회를 향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법안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당장 오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면서 현장의 영세한 기업들은 살얼음판 위로 떠밀려 올라가는 심정이라고 한다”며 “중소기업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할 때 시간을 더 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제 겨우 열흘 남짓,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현장의 어려움에 한 번만 더 귀 기울여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설 연휴(2월 9∼12일)를 맞아 역대 최대 규모인 840억 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최대 60%)을 지원하고 사과·배 등 16대 주요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25만7000t)로 공급하는 내용 등의 ‘설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손기은·서종민·전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