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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전한 食·醫·藥, 국민건강 일군다
공공 자료·정보 개방… 민관 시너지 효과

팬데믹 때 가장 많이 활용된 건
의약품 식별·임상시험 계획 정보

마스크 생산·입고·재고량 제공
실시간 마스크 확인 앱 개발도

식약처, 공공데이터 활용 기반
2020년 빅데이터분석팀 신설
매년 데이터 업무추진 협의회


코로나19를 거치며 세계는 현장 방역을 시작으로 정보기술(IT) 영역을 결합해 전염병 위기에 대응했다. 대한민국 정부도 국민에게 마스크 생산량(식품의약품안전처)과 약국 입고량·재고량(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제공하고, ‘실시간 마스크 재고확인’ 앱·웹을 개발하는 등 공공데이터를 폭넓게 활용했다. 국가를 뛰어넘는 위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의 시빅해커(시민해커·사이버 기술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개발자·웹디자이너 등)들이 모여 공공데이터를 통해 전염병 대응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공공데이터를 이용한 앱 개발이 있었지만,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과정에서 국민 대부분이 사용하면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앱 데이터 개발은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데이터 활용 사례와 규모는 = 공공데이터란 ‘공공기관이 법령 등에서 정하는 목적을 위해 생성·취득해 관리하고 있는 광(光)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처리된 자료 또는 정보’를 의미하는데, 법률에 따라 개방하고 있어 앱 등을 통해 국민이 공유·활용할 수 있다. 공적인 자료를 소비자들이 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앱을 만드는 것인데, 한국에선 정부가 개방한 공적 마스크 재고 API(앱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앱 및 모바일 웹서비스(웨어마스크, 마스크사자 등)를 개발하는 등 코로나19 초기에 적극적인 대응에 일조했다.

식의약 분야 공공데이터는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급성장했고, 향후 헬스케어 발전 전망에 따라 더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식약처 공공데이터(Open-API)를 활용한 데이터 호출 건수는 하루에만 약 20만 건에 달한다. 가장 많이 활용(호출)된 데이터는 의약품 낱알식별 정보와 의약품 제품 허가정보, 의약품 임상시험 계획 정보 등이다. 식약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의약품 부분이 특히 많이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공데이터는 공공기관의 정보 수집을 통해 만들어진 만큼 신뢰도가 높다. 그만큼 허위 정보 대응에 용이한데, 코로나19 시기 영국·캐나다 등에서는 공공데이터를 코로나19 관련 허위 정보 대응 및 경제·재정 지원 정책 수립에 활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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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는 공공데이터 활용을 장려해 경진대회를 여는데, 수상작 중에는 복용 중인 건강기능식품의 영양소 함량과 식생활 중 섭취된 영양소를 합산·분석해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과 아기의 특성과 영양섭취 상태를 분석해 맞춤 이유식 식단을 제공해주는 영유아 식단관리 서비스 등이 있다.

◇공공과 민간의 시너지 효과 기대 = 코로나19 위기 초반이던 2020년 3월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주관으로 한국과 일본,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시빅해커 20여 명이 온라인을 통해 공공데이터 활용 사례를 논의했다. 당시 한국은 공공데이터를 통한 마스크 재고 방안을, 일본은 지역 병원의 잔여 병실 공개데이터를 통한 병원의 가용성 앱을 공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공공기관의 정보를 민간이 재가공해 시민들의 활용도를 높인 것이다. 한국의 경우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병원 소재 등을 업데이트하는 일명 메르스맵 사이트를 구축한 바 있다. 당시 서비스 총 이용자수만 500만 명에 달했다. 식약처는 국민이 팬데믹에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만큼 향후 헬스케어 부문에서 활용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안전과 국민 건강 문제 해결 등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해 국민·기업 등의 공공데이터 이용권 보장 및 활용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식약처는 공공데이터 활용 기반 조성을 위해 2020년 8월 빅데이터정책분석팀을 신설했고, 매년 1∼2회 공공데이터 개방·활용 활성화 논의를 위해 식약처 소속 공공기관과 함께 ‘식의약 데이터 업무추진 협의회’를 열고 있다. 식약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업무과정에서 생산·수집·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는 대국민 개방, 타 기관에 공유한다는 대원칙을 정립했다”며 “데이터 업무를 원칙에 따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내부 지침 ‘식품의약품안전처 데이터 관리 규정(훈령)’도 마련돼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공공데이터 산업 확산을 통해 공적 정보의 유통이 커지고 국민 건강권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