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일 일본 이시카와현 와지마시에서 한 남성이 이불과 베개, 여행용 가방을 챙겨 지진으로 무너진 집을 지나가고 있다. AP·교도·연합뉴스

지난 1일 일본 노토(能登)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한 뒤 장기 피난 생활하는 주민들이 우울감이나 불안한 감정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어나 이들의 정신 건강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피난민들을 호텔이나 여관 등 ‘2차 피난소’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1일 마이니치(每日) 신문에 따르면 지진 발생 11일째가 되며 재해 후 피난생활로 인한 건강악화로 사망하는 ‘재해 관련 사망’이 8명 확인됐다. 실제 피난소 주변에 개설된 임시 의료 시설에는 피해 지역 주민들이 와서 "집에도 못 돌아가고 밖에 나와 추위에 떠는 상황이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다"거나 "외롭다"고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진 이후 장기 피난 생활에 따른 지병 악화와 피로,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사인인 ‘재해 관련사’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일본 정부에서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민들을 위해 호텔과 여관 등에 1만 명이 머물 공간을 이 주 내로 확보해 이들을 옮길 계획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재민이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확보하도록 지자체 등과 협력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병이 있는 이들과 임산부, 75세 이상 고령자 등 노약자와 그 가족을 먼저 2차 피난소에 입주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장기간에 걸친 피난 생활에 지쳤거나 고향을 떠날 수 없다는 이유로 2차 피난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