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브리아나 그헤이(16)의 생전 모습. 뉴시스

지난 2월 영국에서 흉기로 트랜스젠더 브리아나 그헤이(16)를 무참히 살해한 혐의를 받았던 10대 남녀 2명이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범행 직전까지 메신저를 통해 살해 계획을 주고받았으나 경찰 조사에서는 서로를 살해 용의자로 몰며 제 살길 찾기에 바빴다.

20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브리아나 살해 혐의로 법정에 섰던 A(16)와 B(16)가 맨체스터 왕립법원 배심원단의 만장일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형량은 다음 달 선고될 예정이다. 아만다 입 판사는 “피고인들에게 종신형을 내려야 한다”며 “실명을 언론에 밝힐지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사건은 지난 2월 12일 오후 워링턴 컬체스의 리니아 공원에서 발생했다. 경찰은 흉기에 28차례 찔린 브리아나의 시신을 발견했다. 브리아나는 유명 틱톡커이자 14살에 커밍아웃한 트랜스젠더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피고인들은 범행 직전까지 메신저인 ‘왓츠앱’을 통해 여러 살인 범죄 계획을 주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범죄 대상을 브리아나로 정한 B는 브리아나를 ‘먹이’나 ‘그것’으로 지칭하고 “비명을 지를 때 남자처럼 지를지 여자처럼 지를지 궁금하다”며 살인을 계획했다. A는 몇 달 동안 브리아나와 친구로 지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그러나 “고문 동영상을 시청했다”고 자랑하던 A는 자신이 아닌 B가 브리아나를 살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B는 A가 ‘사탄 주의자’고 자신은 범행 당시 소변을 보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가디언은 배심원단 측이 “누가 브리아나를 찔렀는지 결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니겔 파 수석 수사관은 이 사건에 대해 “살인의 ‘느낌’에 집착하던 2명의 10대 청소년이 저지른 무분별한 살인”이라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영국 리버풀, 브리스톨 등에서 성소수자(LGBT) 커뮤니티 주도에 의해 브리아나를 추모하는 촛불 철야 집회가 여러 번 열리기도 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