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비급여공개 사례는

한국은 유럽과 미국 등에 비해 비급여 진료 시장의 관리가 전혀 되지 않지만,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 진료 영역과 항목은 더 많은 편이다. 반면 독일과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는 비급여 항목을 조사한 결과를 공개하는 등 비급여 진료 시장을 통제·관리하고 있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독일은 60개 비급여 항목에 대한 효과성, 장단점, 비용 등을 공개하고 있다. 독일 의료기관협회가 사보험 적용에 대한 의료수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전국 병·의원은 이를 준수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는 비급여 항목별 기준 급여 대비 표준수가와 가중치, 상한금액 등이 명시돼 있다. 독일에서는 의료기관이 일정 수준 이상 수가를 책정할 때는 진료 후 보험사에 가격 책정 사유를 제출하거나 진료 전에 보험사와 미리 합의해야 한다. 또 ‘비급여 공급 관리’ 측면에서 비급여의 의학적 효과, 부작용 등을 평가해 공개하는 제도가 있다. 환자의 비급여 진료 동의 절차도 의무화하고 있다.

영국은 의료질관리위원회(CQC)가 비급여 진료를 포함한 의료서비스의 안전·품질 필수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등록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치료 안전·품질 현황을 조사해 결과를 공개한다. 호주의 경우 의료기관은 공적건강보험수가인 ‘메디케어수가’에 따라 민영보험의 수가를 책정한다. 민영보험 규제 정책도 엄격한 편이다. 영국과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일본, 미국 등은 미용성형과 피부미용도 비급여 관리 대상 항목에 포함시켜 놓았다.

김하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급여관리실 주임연구원은 “성형 등 목적에 의해 비급여로 적용되는 항목도 급여·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등을 통해 급여 진료와 분리하고, 무분별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위험성, 부작용, 가격 범위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