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부정적’ 강등하자 단속
“정치가 금융 좌지우지” 불안감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으로 지방 부채 등 중국 정부의 금융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중국 당국은 금융사들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에 대한 ‘신뢰와 복종’을 촉구해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무디스가 5일 경기 둔화와 부동산 부문 위기에 따른 리스크를 이유로 중국 국채에 대한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중국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은 2017년 이후 처음이라며,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자금조달 문제로 인한 위험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이번 전망 변화는 낮은 중기 경제 성장과 지속적인 부동산 부문 축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발 경제위기 확산에 중국 금융 정책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지만 중국 공산당은 당 이론지 치우스(求是)를 통해 은행 등 금융기관이 마르크스주의 원칙을 따르고 시 주석에게 복종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산당 중앙금융위원회는 치우스 최신호에 게재한 성명 ‘중국 특색 금융 발전의 길을 굳건히 걷다’에서 “최근 시 주석이 금융공작회의에서 행한 연설이 기존의 이론 발전과 성과를 총결산하고 중국특색현대금융시스템의 함의를 체계적으로 서술했다”며 “시 주석 연설의 의미를 깊이 이해하고 재정 분야에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중앙집권적이고 통일된 이론을 견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즈우(陳志武) 홍콩대 교수는 “정치가 중국의 금융을 더욱 좌지우지할 것이 분명하며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이 시작되기 전 상황에 더욱 가까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