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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내년 1월 미국 언팩행사서 공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기능 탑재
정보처리 빠르고 보안성도 우수
SW 확장성 커 모바일 혁명 기대

GPU 성능 아이폰15보다 30%↑
카메라도 2억 화소 등 성능 개선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15 시리즈’가 출시 초기 성능 부진 등 각종 잡음에도 불구, 판매량이 기대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갤럭시S24’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4일 정보기술(IT)·증권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내년 1월 선보일 예정인 ‘갤럭시S24’는 전작인 갤럭시S23, 갤럭시S22가 각각 2월에 공개됐던 것과 달리 한 달 일찍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갤럭시 언팩(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언팩 행사를 해외에서 개최해왔지만, 올해 갤럭시Z 폴더블폰 시리즈 언팩을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하며 다음 언팩 행사 장소와 시기 등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증권업계에서는 아이폰15 시리즈가 예상 밖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을 여러 차례 내놓고 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5 판매량에 대해 “아이폰15 시리즈 판매량이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했고, 애플의 글로벌 점유율도 사상 최대인 24%를 기록했다”며 “중국 내 화웨이 부활로 아이폰15 시리즈 판매량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미국과 유럽의 강한 수요로 영향은 상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아이폰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대항마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조기에 출격시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상황을 지켜보면 삼성전자는 출시 시기를 앞당겨 매출 부진 등을 상쇄시키는 전략을 써 왔다”며 “아이폰15가 예상 밖의 흥행을 기록해 비슷한 전략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갤럭시S24 시리즈의 구체적인 스펙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이폰 시리즈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IT 팁스터(정보유출자)’ 등을 통해 유출된 렌더링 이미지(사진) 등을 바탕으로 보면, 외관상 전체적인 모양은 전작과 비슷한 수준으로 큰 폭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시리즈 라인업도 울트라와 플러스·기본 등으로 애플 아이폰 시리즈(프로와 플러스·기본)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세서는 울트라 모델은 퀄컴의 ‘스냅드래곤 8 Gen 3’이 탑재될 전망이다. 중국 IT 팁스터 아이빙저우와 한국 IT 팁스터 란즈크 등은 갤럭시S24 기본 모델에는 결국 전작과 같은 8기가바이트(GB) 램이 장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이빙저우는 “갤럭시S24는 8GB, 갤럭시S24+는 8·12GB, 갤럭시S24울트라는 8·12GB 램을 각각 장착하며 16GB 램을 도입하는 모델은 없다”고 내다봤다. 벤치마크 정보 등에 따르면 중앙처리장치(CPU) 수준은 아이폰15와 비슷한 정도지만,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경우 아이폰15 프로보다 30%가량 뛰어난 것으로 예상됐다. 카메라는 2억 화소 카메라 및 1200만 화소 초광각, 5000만 화소 3배 줌 망원카메라 등 전작보다 성능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또 한 번 혁명을 준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안에서 정보를 자체적으로 수집하고 연산할 수 있는 AI다. 수집한 정보를 클라우드로 전송하지 않아도 돼 처리 속도가 빠르고, 중앙 서버를 통하지 않아 보안 측면에서도 뛰어나다는 특징이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성능 향상 및 배터리 수명 연장 등 스마트폰을 더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삼성전자는 AI 스마트폰과 관련해 지난달 24일 유럽연합 지식재산청(EUIPO)과 영국 지식재산청(IPO)에 ‘AI 스마트폰·AI폰’에 대한 상표 등록 절차를 완료했다.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들을 선보이면서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서는 AI 스마트폰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온디바이스 AI스마트폰 출시로 갤럭시S24 시리즈뿐 아니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과 함께, 애플은 온디바이스 AI 기능 부재와 높은 가격대 등이 걸림돌로 작용해 내년에는 ‘나 홀로 역성장세’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가 부진했던 안드로이드 업체들은 내년 온디바이스 AI와 이머징 마켓 회복에 힘입어 3년 만에 판매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중장기로는 온디바이스 AI와 혼합현실(XR)이 IT 하드웨어 산업을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은 “자체 음성인식 AI ‘구글 어시스턴트’와 대규모 AI모델 바드를 통합시킨 ‘어시스턴트 위드 바드’ 출시를 예고한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온디바이스 AI의 교집합이 만들어낼 강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수요 회복이 가시화된 이후부터는 수요를 이끌 동인이 하드웨어 폼팩터 변화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지능화가 가미된 기술적 변화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업체들은 온디바이스 AI의 적극적인 활용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로 자리 잡은 AI의 영향력이 가장 보편화된 디바이스인 스마트폰까지 침투하기 시작하면서 소프트웨어의 확장성에 프리미엄이 부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