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보다 2조증액 6.5조 편성
민주 “수혜 국가 준비 안돼”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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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를 염두에 두고 내년도 공적개발원조(ODA) 예산(6조5000억 원)을 올해보다 2조 원 늘렸으나, 유치가 불발되면서 크게 삭감될 위기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이 9000억 원 감액을 예고한 만큼 ODA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29일 국회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27일부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 내 소위원회(소소위)를 통해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3일부터 9일간 이뤄진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에서는 감액 심사만 진행한 탓에 소소위에서는 증액 심사를 병행하고 있다.

쟁점 예산별로 보면 ODA 예산 감액이 핵심 사안으로 떠올랐다. 앞서 정부는 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내년도 ODA 예산을 올해(4조5000억 원)보다 2조 원 증액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중 상당수가 개발도상국인 데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기에 국격에 맞는 ODA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보다 ODA 예산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고, 실제로 정부는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ODA 규모 확대와 개도국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는 유치는 무산됐으나 글로벌 중추 국가에 걸맞은 ODA 예산 확대를 통해 ‘물고기를 잡는 지혜를 공유하겠다’는 방침은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ODA 예산 감액을 관계부처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이재명표 예산’ 증액 요구를 위해 ‘윤석열 정부 예산’을 삭감 대상으로 올려놓은 상황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ODA 예산은 수혜 대상국이 준비가 안 된 상황을 고려해 9000억 원 이상 삭감하겠다”고 하는 등 5조 원이 편성된 예비비 일부를 비롯해 4조6000억 원을 감액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신, 민주당은 연구·개발(R&D) 등에서 8조 원 이상 증액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과학 분야 R&D 예산의 경우 ‘3조 원 이상 증액’에서 1조5000억 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나 지역사랑상품권(7053억 원)과 3만 원 청년패스(2923억 원) 등 이재명 대표가 내세우는 핵심 사업의 예산을 증액하기 위해 정부부처 관계자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삭감된 ODA 예산 일부를 이재명 대표의 핵심 사업 예산으로 끌어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