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바나나맛우유, 요플레 등 주요 유제품 가격 인상 결정한 빙그레 결식아동들이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바나나맛 우유. 뉴시스

고물가 탓에 올해 외식비 상승으로 아동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액이 증가했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결식아동 급식지원 대상은 28만4000명이다. 이중 도시락 배달 혹은 부식 지원을 받는 아동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동 급식카드를 사용한다. 아동 급식카드는 저소득층 아동의 끼니 해결을 돕기 위해 지자체가 지원하는 카드다. 급식카드 지원금 및 하루 사용 가능 금액은 지자체별로 다르다. 복지부의 올해 권장 급식 단가는 끼니당 8000원이다. 급식카드의 일일 한도는 서울과 부산은 2만4000원, 대전과 세종은 3만 원, 충남 태안군은 4만 원 등이다.

전국 17개 시도의 올해 상반기 아동 급식카드 사용처 현황을 살펴보면 편의점이 41.7%로 절반에 가깝다.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은31%, 마트는 17.1%다. 급식카드 소지 아동들은 편의점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데다가 다양한 품목과 가격도 저렴해 끼니를 해결하기 좋다고 설명한다.

급식카드 사용이 가능한 편의점 브랜드별 매장은 CU 180여 개, GS25 176개, 세븐일레븐 170여 개, 이마트24는 164개 등이다. 편의점에선 급식카드로 술과 담배, 고카페인 커피 우유, 과자·아이스크림 등 간식류, 안주류, 생활용품, 학용품 등을 제외한 대부분 상품을 결제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아동들의 의견을 청취, CU편의점에서 급식카드로 도시락 등 식사류 구입 시 간식도 함께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편의점 4사는 아동 급식카드 매출을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GS25와 CU의 연간 결제액은 각각 400억 원 내외로 알려졌다.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액은 2019∼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휴교와 단축 수업 등으로 학교 급식이 중단되면서 대폭 늘었고, 이후에도 증가세다. GS25에서 작년 동기와 비교한 급식카드 결제액 증가율은 2021년 8.3%에서 작년 11.4%로 늘었고, 올해엔 지난 10월까지 15.2%를 기록했다. CU는 2021년 10.2%, 작년 9.9%, 올해 10.1%를 각각 나타냈다. 세븐일레븐은 2021년 10.0%, 지난해 12.0%, 올해 15%다.

급식카드 편의점 결제액 증가의 이유는 물가 상승으로 지자체가 급식카드 지원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권장 급식단가는 끼니당 지난해 7000원이었고, 올해 8000원으로 늘었다. 최근 물가가 급하게 오르면서 급식단가를 9000원으로 증액하는 지자체도 생겼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 8월부터 급식카드 단가를 8000원에서 9000원으로 늘렸다.

서울의 급식카드 결제액 증가는 외식비가 오르면서 같은 금액이면 편의점에서 다양한 품목을 구매, 끼니를 해결하려는 아동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아동 급식카드의 편의점 결제 주요 품목은 우유, 컵라면, 도시락·김밥·즉석밥, 샌드위치·빵이다. 편의점 4사 모두 우유가 1위를 차지했는데, 단일 제품으로는 바나나맛 우유가 가장 많이 팔렸다.

편의점 업계는 결식아동이 급식카드 사용을 부끄러워할 수 있다고 보고 모바일앱에서 예약 후 매장에서 급식카드를 제시하지 않고 바로 찾아가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GS25가 작년 6월, CU가 작년 12월에 각각 급식카드 모바일 예약 시스템을 시행했고, 세븐일레븐은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 GS25와 CU는 급식카드로 모바일 예약 시 상시 20% 할인 혜택을 지원하고, 학교 급식이 없는 방학 때 급식카드 전용 구매상품 종류를 늘려 다양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한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