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땐 실직자 2561명 달할듯
강원, 고용위기지역 지정 추진

태백=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상가 공실이 늘고 부동산 거래도 찾아보기 힘들어요. 지금도 희망이 안 보이는데 장성광업소마저 폐광되면 대규모 실직을 피할 수 없어 막막한 실정입니다.”

22일 김재국 강원 태백시번영회장은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본격화한 1989년 이후 대표 산업이던 탄광이 차례로 문을 닫으며 사면초가에 빠진 지역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자리와 인구 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직면한 강원 태백·삼척시가 고용위기지역 지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경제가 이미 고사 위기에 놓인 데다 2025년 6월 말까지 대한석탄공사 산하 마지막 2개 탄광이 단계적 조기 폐광을 앞두고 있어 대규모 실직 사태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폐광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며 416명이 일하고 있는 태백 장성광업소는 2024년 6월, 삼척 도계광업소(327명)는 2025년 6월 각각 문을 닫는다.

도가 지난해 시행한 탄광 지역 폐광대응 연구용역 결과 장성·도계광업소 폐광 시 삼척 1685명, 태백 876명 등 총 2561명의 실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내총생산(GRDP)은 삼척과 태백에서 각각 9.6%, 13.6%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지난 6월 말 기준 삼척 인구는 6만3270명, 태백은 3만8918명에 불과해 지역에서는 폐광과 대량 실직에 따른 충격으로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도는 생계비, 전직·창업 지원 등 연간 최대 300억 원(최대 5년)의 국비 지원이 가능한 고용위기지역 지정 추진에 나서고 있다. 폐광으로 급격한 고용 감소가 확실시되는 지역 특수성을 앞세워 내년 초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대체산업 육성과 관련해 중장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에 나설 방침이다. 이원학 강원연구원 탄광지역발전지원센터장은 “정부 지원이 이뤄진다 해도 이전처럼 관광산업 위주로 대체산업을 추진하다 보면 또다시 실패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