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5년간 광주시립병원 인건비 비율. 자료=공공보건의료지원단

낮은 의료수가 수익 정체·인건비 비율 80% 육박
위탁 운영자들 "시 지원 없으면 병원 운영 못해"


광주=김대우 기자



광주지역 공공의료기관인 광주시립 제1·2요양병원과 시립정신병원이 적자 누적으로 운영 중단 위기에 처했다. 낮은 의료수가로 병원 수익은 정체되거나 감소한 반면 인건비 비율이 80%에 육박해 경영난이 심화된 게 주원인으로 꼽힌다. 견디다 못한 병원 위탁 운영자들이 잇따라 운영 포기를 통보했지만 광주시는 마땅한 해법을 찾지 못해 고심하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제1요양병원과 시립정신병원을 위탁 운영하는 빛고을의료재단이 지난 10일 시에 조건부 운영 포기를 통보했다. 재단측은 올해만 적자규모가 20억 원에 달해 시의 예산 지원 없이는 병원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관련 조례에 따라 13억8000만 원의 지원예산을 긴급 편성했지만 재단측은 역부족이라며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013년 개원해 전남대병원이 위탁 운영 중인 제2요양병원도 지난 7월 10년 계약기간이 만료됐다. 전남대병원측은 지난 5년간 28억 원의 누적 적자가 발생하자 재계약을 포기했고 시의 요청에 따라 올해 말까지 계약기간을 임시 연장해 한시 운영 중이다. 계약기간 만료 후 시는 4차례 새 수탁자 모집에 나섰지만 대상자를 찾지 못했다. 만성적인 적자구조에 병원을 맡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어서다.

이미지 크게보기 정영화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이 14일 광주시립 제2요양병원 운영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청 제공

상황이 급박해지자 시는 전날 "현재 여건으로는 제2요양병원 위수탁 공모가 어려워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통해 상생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제2요양병원 건립 당시인 2006년 광주에 요양병원이 7개였으나 현재 62개 병원에서 1만4438병상을 운영 중이어서 과포화 상태"라며 "전국에 76개 공립요양병원이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영하는 사례가 없고 매각 등의 방안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1·2요양병원(각 257병상·196병상)과 정신병원(202병상) 가동율은 90%에 육박해 민간요양병원 가동율 67%를 웃돈다. 병원 종사자는 제1요양병원·정신병원 210명, 제2요양병원 60명 등 270명에 달한다. 시 파악결과 지난해 기준 이들 병원의 당기손순익은 제1요양병원 -6억6000만 원, 제2요양병원 -10억1000만 원, 정신병원 -10억3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은 각각 79%, 68%, 73%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