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제롬 파월 Fed 의장이 1일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Fed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Fed 2회 연속 금리동결 배경

국채금리 높아 사실상 긴축효과
한은, 추가 금리인상 부담 덜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가가 둔화하고 있지만 경제 성장세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금리 동결로 한국은행도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7연속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굳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불안마저 커지고 있어 향후 통화정책 방향 설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Fed는 1일(현지시간) 정책 결정문을 통해 “경제활동이 3분기에 강한 속도로 확장됐고 고용 증가세는 여전히 견조하며 실업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4.9%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인 4.7%를 상회했을 뿐만 아니라, 2분기 성장률(2.1%)을 크게 웃돌았다. 9월 비농업 부문 고용 역시 시장 예상치의 2배인 33만6000건 증가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잠재 성장률을 초과하는 성장률과 견조한 고용시장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키울 수 있으며, 통화정책의 추가 긴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달 동안 국채 금리가 연 4∼5%대를 유지하면서 사실상 긴축 효과를 내고 있는 것도 Fed가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장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8% 수준으로 오르는 등 경제 여건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긴축적인 금융 여건이 추가 금리 인상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해석했다. 시장이 이날 Fed의 메시지를 사실상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마무리됐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미 국채 금리는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 동결과 재무부의 4분기 국채 발행 속도 조절 영향으로 하락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Fed가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77.6%로 전망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은 “12월 금리 결정은 아직 내려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물가·고용·성장 등 경제지표가 가변적이며 국채 금리 상승세가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어 추가 긴축의 불씨를 살려둔 것으로 보인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향후 경제 상황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한은으로서는 추가 금리 인상 부담을 덜었지만, 고금리 장기화 국면이 현실화하고 있어 금융불안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