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일 서울 송파구 가락1동 지하철 8호선 송파역 4번 출구 인근 거리에서 송파구 직원이 정당현수막을 철거하고 있다. 송파구청 제공

전국 지자체 최초로 주민평가단 평가 거쳐 철거 결정
단원 24명 중 20명, 혐오·비방·모욕 해당한다고 평가
서강석 구청장 "쾌적한 도시환경 만들어가기 위한 것"


지난달 기초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혐오·비방·모욕 문구가 담긴 정당현수막 금지조례를 제정·공포한 서울 송파구가 1일 현수막 철거를 처음 집행했다.

구는 주민평가단의 평가를 거쳐 가락1동 지하철 8호선 송파역 4번 출구 인근에 게시된 정당현수막을 이날 철거했다고 밝혔다. 이 현수막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구는 전날 이 현수막을 대상으로 첫 주민 평가를 실시했다. 평가에 참여한 평가단원 24명 중 20명이 혐오·비방·모욕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옥외광고물법과 정당법에서 허용하는 통상적 정당 활동은 공직선거 후보자 지지·추천, 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 입장 홍보, 당원 모집을 위한 활동 등"이라며 "송파구 주민평가단은 단순 정쟁을 야기하는 무분별한 현수막을 평가해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라고 주민평가단의 활동 목적을 설명했다.

구는 조례에 따라 지난 10월 말 정당현수막 관리를 위한 주민평가단 49명을 구성했다. 신청자 69명 중 정당현수막에 대한 이해도와 참여 의지, 공정성·책임감 등을 심사해 최종 선발했다. 구는 이달 중 평가단원을 추가 모집해 27개 동별 3명씩 총 81명을 운영할 예정이다.

주민평가단의 평가대상은 내용·표현에 대해 다수가 불만을 표시해 민원이 제기된 정당현수막과 주민평가단이 제보한 정당현수막 등이다. 평가에는 동별 1명을 무작위 추첨해 뽑은 27명의 단원 참여한다. 81명 모집 완료 전에는 전체 단원의 2분의 1을 무작위 추첨해 선발한다.

선발된 단원들은 네이버폼에 작성된 질문지와 정당현수막 사진을 보고 온라인으로 평가한다. 혐오·비방·모욕 해당 여부와 판단사유 등을 응답하면 된다. 3분의 2 이상이 통상적 정당 활동 범위를 벗어난다고 답하면 철거대상이 된다. 평가결과는 해당 정당에 통지된다.

구는 통상적인 정당 활동을 통해 주민들의 알 권리가 보장되도록 각 정당에 정당현수막 관리 협조를 지속적으로 요청할 방침이다. 서 구청장은 "주민의 뜻을 담아 비방·혐오·모욕 등의 내용이 담긴 정당현수막 퇴출에 힘쓰겠다"며 "각 정당의 협조와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