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증원·의료개혁 지시

카이스트·포스텍 신설 추진
바이오헬스 등 첨단의학 연구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의과학 분야를 키우기 위한 의료인 양성” 의지를 밝히면서,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과학기술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카이스트(KAIST)와 포스텍(POSTECH)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들이 연구 중심 의전원 설립을 목표로 내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들도 설립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19일 교육·의료계에 따르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과학기술의전원 신설 시 설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관측되는 곳은 카이스트와 포스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카이스트를 통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이스트는 의무석사 4년, 공학박사 4년 과정의 과학기술의전원을 2026년까지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포스텍도 의전원을 설립해 의학과 공학을 융합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포스텍이 속한 경북 포항시가 지난 14일 의전원 설립 촉구 결의대회를 연 데 이어 포스텍과 카이스트 공동 촉구 결의문을 발표하는 등 전폭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의사과학자가 배출되면 의료 면허와 임상 경험을 갖고 과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 제약 바이오 및 첨단 의학 분야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코로나19 글로벌 팬데믹 사태에서 의사과학자들이 백신 개발을 주도한 바 있어 국가 차원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도 의사과학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국에서는 한해 의대 졸업생 4만5000명 중 3.7%(약 1700명)가 의사과학자로 활동하는 반면 한해 모집정원이 3058명에 불과한 한국에서는 의사과학자 배출 비율이 1% 미만(약 30명) 수준으로 파악된다. 윤 대통령도 이런 맥락에서 지난 2월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의사과학자를 국가 전략 관점에서 양성할 수 있는 방안을 관계부처에 지시했지만 의료계 반발로 답보상태였다가 재추진 의지를 밝힌 것이다.

다만 의전원 설립을 위해서는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의료과정운영학교 인증을 받고 병상 100개 이상을 보유한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둬야 하는 등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