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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김보현(31)·박주미(여·28) 부부

저(주미)는 스무살 되던 2015년 크리스마스이브 때 미래의 남편을 선물(?)로 받았어요. 당시 저를 포함해 친구 셋이서 “우리도 솔로를 탈출해 보자”며 간 헌팅포차에서 남편을 만났어요. 남편은 그날 제게 용기를 내 연락처를 물었고, 이후 세 번의 데이트를 거쳐 연인으로 발전했어요.

비교적 가벼운 만남일 수 있었던 장소에서의 첫 만남이었지만 저희는 연애를 시작하며 마치 결혼할 것처럼 서로의 가족들을 소개해주고 교류했어요. 심지어 또래 친척들과 같이 놀기도 했죠. 자연스럽게 ‘결혼은 이 사람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까워졌죠. 또 남자친구가 본인 가족들에게 잘하는 모습에 끌렸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연애 시작 때부터 저희는 결혼을 전제로 사귀었죠.

저의 20대는 남편 덕분에 잘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비교적 이른 나이 결혼을 결심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대학교 졸업 후 시작한 첫 직장 생활은 야근도 많았고 힘들었어요. 이직을 고민하던 차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결국, 퇴사 후 도전했죠.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쇼핑몰 운영은 어려웠어요. 6개월 정도 운영하다가 폐업하게 됐죠. 이때 남편이 많이 도와줬어요. 주말마다 싫은 소리 없이 제 쇼핑몰 일을 도와준 것은 물론이고요. 폐업하게 되면서 마음고생이 컸는데, 남편은 제 편에서 자존감을 많이 올려줬어요. 이 사람과 결혼하면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웃으면서 극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연애한 햇수가 4∼5년 됐을 때부터 결혼을 준비했고, 올해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여느 커플처럼 경제적인 부분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였어요. 저희는 서로의 수입과 지출을 공유하며, 결혼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죠. 그 덕에 순조롭게 결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스무살 크리스마스이브 때 저는 산타할아버지에게서 미래 남편을 선물 받은 거죠.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