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캠프인사 지급비용 누락
시민단체 ‘허위공문서’로 고발

김준형 “다른 일로 갔다 자문”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2021년 미국 출장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 캠프 소속 인물에게 체재비를 지급하고서도 보고서에는 이를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시민단체는 6일 박 전 장관을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고발했고, 법무부도 체제 비용 출장 보고서 누락 경위 파악에 나섰다. 공무원 해외 출장 정보 사이트 ‘국외출장연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박 전 장관은 2021년 11월 17일부터 24일까지 6박 8일간 미국 출장을 다녀온 뒤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엔 박 전 장관이 당시 출장에서 수행원 5명과 경비 6800여만 원을 사용했다고 기재됐다. 그러나 최근 전·현직 법무부 장관의 해외 출장 내역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따라 법무부가 확인한 결과, 해당 출장엔 박 전 장관 포함 11명이 동행했고, 1억700만 원이 사용됐다. 3000만 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당시 박 전 장관이 누락한 사용 내역에는 2021년 이 후보 캠프 소속 김준형 전 국립외교원장(현 한동대 교수) 체재비(일비·식비)가 포함됐다. 김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립외교원장으로 임명됐고, 2021년 8월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엔 이 후보 외교특보단장으로 활동했다. 같은 해 10월 이 후보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자 캠프 외교안보 자문그룹에서 활동하며 평화외교안보특별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김 전 원장은 박 전 장관 출장 당시에는 비영리재단인 맨스필드 재단 방문 등 일부 일정을 함께했다. 당시 김 전 원장은 박 전 장관 측으로부터 체재비(일비·식비)로 106만 원가량을 받았는데, 사실상 자문에 대한 답례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전 원장은 통화에서 “당시 출장에서 박 전 장관 자문 이후 100만 원가량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다른 출장 일정으로 간 것이고 일정이 비슷해서 자문을 드린 정도”라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숙박비·항공권은 자비 부담으로 냈다. 이에 법조계에선 자문을 이유로 체재비(일비·식비)를 받았다면 더욱 큰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유대한호국단은 “국민을 기망한 행위이므로 결코 가볍지 않은 문제”라며 박 전 장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법무부도 경위를 파악한 뒤 감찰을 벌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유섭·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