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주한미군 훈련 모습. 뉴시스

‘北 침공시, 한국 방어해야’ 응답자, 63%→50% 급감

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군대를 보내 방어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보수적 성향의 미국인일수록 한국을 방어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비교적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4일(현지 시간)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7~8일 조사에 응한 미국인 3242명 중 50%가 북한의 한국 침공시 미군이 방어에 나서는 것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여전히 절반의 미국인이 찬성하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63%가 찬성하다고 응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정치성향별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57%가 미군의 남한 방어 필요성에 공감한 반면,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46%만이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미 보수층 사이에서 동맹국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도 과거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문제로 미군 철수를 압박한 전력이 있다.

CCGA는 "최근 조사 결과는 동맹국을 보호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점점더 당파적 분열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만약 중국이 영토분쟁 중인 일본을 침공할 경우 보호해야하느냐는 질문에는 55%가 오히려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여전히 응답자의 대다수는 한국이나 일본 등과의 동맹 관계가 자국 안보에 긍정적이라는 취지로 답했다.

응답자의 71%는 미국 안보를 위해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낫다고 답했고, 일본은 77%, 대만은 65%가 관계 강화가 안보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한편,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63%가 군사지원에 찬성했고, 61%가 경제지원에 찬성했다. 여전히 60%를 상회하지만, 지난해 11월 조사와 비교하면 각각 2%포인트, 5%포인트씩 하락한 수치여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여론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 지지자는 77%가 군사지원에 찬성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는 50%만 공감대를 표했다. 경제 지원에서는 민주당이 76%, 공화당이 47%였다.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지금까지 750억 달러(약 101조7000억 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원할 가치가 있었다고 응답한 경우는 53%에 그쳤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