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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연예2023 추석특집

뜨끈한 국물 ‘보스톤’ 맛볼까… 톡톡 튀는 맛 ‘천박사’에 빠질까

이정우 기자
이정우 기자
  • 입력 2023-09-26 09:01
  • 수정 2023-09-26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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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관 나들이 - 골라 즐기는 극장가 ‘5가지 맛’

곰탕맛 ‘1947 보스톤’
감동코드 버무렸지만 국뽕 절제

슈팅스타맛 ‘천박사 …’
코미디+액션 튀지만 친숙한 맛

냉우동맛 ‘거미집’
김 나는 우동 기대했다간 당혹

회오리감자맛 ‘가문의 영광…’
눈 높아진 관객에 옛날 맛 재탕

탕후루맛 ‘30일’
클리셰 벗어나고도 알것같은 맛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6일간의 추석 ‘황금연휴’가 펼쳐진다. 극장가가 침체기라지만, 늘 그랬듯 배급사는 명절 특수를 노린다. 더구나 올해는 송강호, 하정우, 강동원이란 이름값 출중한 배우들이 주연한 3편의 영화가 27일 같은 날 개봉하며 유례없는 접전을 예고한다. 여기에 ‘명절엔 코미디’를 기치로 2편의 영화가 틈새를 노린다. 이들 영화를 미리 맛본 기자가 비슷한 맛 하나 없는 한국 영화 5편의 맛을 들춰봤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1947 보스톤’



◇곰탕맛 ‘1947 보스톤’

명절엔 역시 한식. 그것도 뜨끈한 국물을 찾는다면, 단연 ‘1947 보스톤’이다. 영화는 대한민국 선수가 태극기를 걸고 나간 첫 국제대회인 1947년 보스턴 국제 마라톤을 소재로 한다. 대표팀 감독은 민족의 영웅 손기정(하정우)이고, 선수는 가난 속에 아픈 홀어머니를 봉양하지만, 달리는 재능만큼은 진짜인 청년 서윤복(임시완)이다. 애국심과 효심, 청춘의 꿈과 가난에 대한 향수까지 한국영화가 갖출 수 있는 ‘감동 코드’는 죄다 들어갔다. 게다가 실화라니. ‘태극기 휘날리며’로 역사 휴먼드라마의 정점을 찍은 강제규 감독이 또 한 번 눈물 훌쩍일 진득한 된장찌개를 끓였을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영화는 달라진 관객의 취향을 고려한 듯 ‘국뽕’과 ‘신파’를 절제한 편이다. “젊은 관객들이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억지로 가공하지 않았다”는 강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다. 42.195㎞를 묵묵히 달리는 마라톤처럼 우직하게 고아낸 곰탕이 연상된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슈팅스타맛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오컬트를 소재로 한 액션 코미디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의 목표 지점은 명확하다. 어둡고 잔인한 소재에 유쾌한 코미디와 시원한 액션을 결합한 영화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를 섞어 친숙한 맛을 만들어낸다. 톡톡 튀는 촉감에 놀라도 결국 아는 맛으로 수렴하는 슈팅스타 아이스크림 같다. 여기에 20년째 ‘소년미’를 머금고 있는 강동원의 얼굴이 화룡점정이다. 귀신을 믿지 않는 가짜 퇴마사 천박사(강동원)와 인간의 몸을 옮겨 다니는 ‘빙의’를 통해 힘을 키우는 악귀 범천(허준호)의 대결을 다룬다. 어두웠던 원작 웹툰의 분위기를 대폭 걷어내고, 경쾌한 톤으로 달리는데 배합이 썩 어울린다. 컴퓨터그래픽(CG)이 많아지는 후반으로 갈수록 유치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머리 비우고 볼 킬링타임 영화론 제 몫을 한다. 연출을 맡은 김성식 감독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의 조감독 출신. 영화 초반 ‘기생충’ 패러디는 반가움을 준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거미집’



◇냉우동맛 ‘거미집’

고풍스러운 건물 간판부터 맛집 느낌을 풍기는 일식집에 온 기분.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 어딘가 블랙코미디적 냉기가 흐른다.

영화 ‘거미집’은 1970년대 한국 영화판을 배경으로 열등감에 시달리는 김열 감독(송강호)의 ‘걸작을 만들기 위한’ 인정 투쟁 소동극이다. 송강호를 비롯해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그리고 박정수까지 배우들의 합이 좋다. 김지운 감독은 작심한 듯 1970년대 표현주의적 스타일로 영화 속 흑백 영화를 멋지게 뽑아냈다. 불안감을 조성하는 연출도 탁월하다. 좋은 재료와 주방장의 솜씨가 결합됐다. 그런데 영화와 영화 속 영화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준다. 면발의 탱글탱글함이 한도 초과인 냉우동이랄까. 따끈한 우동을 기대한 관객에겐 당혹감을 줄지도 모른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가문의영광: 리턴즈’



◇코미디의 두 가지 맛 ‘가문의 영광: 리턴즈’와 ‘30일’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제목부터 노골적으로 시리즈에 대한 추억에 기댄다. 시리즈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건 별로 없다. 다 큰 성인이 어릴 적 먹었던 불량식품을 만난 듯, 관객의 눈높이는 달라졌는데 영화는 예전 맛으로 유혹한다.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 2023년 7월 9일에 촬영을 시작해 28회차 만에 촬영을 끝내며 유례없이 빠르게 제작됐다. 추석 연휴 한국영화 중 가장 먼저인 21일 개봉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30일’



‘30일’은 클리셰를 어기는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한다. 똑똑하지만 지질한 변호사 정열(강하늘)과 예쁘고 털털한 나라(정소민)는 이혼을 앞둔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함께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몽글몽글한 사랑 이야기보다 지지고 볶는 싸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클리셰에서 빗나가는데도 크게 신선하진 않다. 탕후루나 회오리 감자 같다. 전통적인 조리 방식이 아니지만, 보기만 해도 맛이 연상된다. 10월 3일 개봉.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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