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림·동원 등 인수전 참여 기업
현금자산 보다 높은 매각가에 경영난 우려

HMM(옛 현대상선) 인수 후보 기업을 대상으로 2개월간의 실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악화하고 있는 해운업황으로 인해 유찰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2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글로벌 해운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48.68로 전주(999.25) 대비 50.5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1일 1033.67이었던 SCFI는 8일 900대로 내려앉은 뒤 2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SCFI가 정점(5109.6)을 찍은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현재 LX, 하림, 동원 등이 HMM 인수에 도전장을 던지고 실사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 3사는 ‘대어’인 HMM 인수를 위해 외부와의 협력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HMM 매각 가격은 최소 5조 원 이상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기준 LX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조5000억 원, 하림은 1조5000억 원, 동원은 6000억 원에 그친다.

업계에서는 암울한 업황과 함께 몸집이 큰 기업을 인수했다가 경영이 어려워지는 ‘승자의 저주’ 등이 거론되면서 유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해운업황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 거시경제 환경 저하, 경쟁구도 재편 등으로 인해 해운업황의 하방압력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산업은행이 매각을 강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