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곽상도 전 의원이 지난 2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50억 뇌물 혐의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檢, 진술 확보… ‘50억 클럽’ 보강수사 속도

“곽상도, 김만배에 대장동 이권 요구”
과거 남욱·정영학도 했던 진술
1심선 ‘신빙성 부족’ 불채택
檢, 조만간 곽상도 소환할 듯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인 조우형 씨로부터 “곽상도 전 의원이 대장동 업자 김만배 씨에게 ‘내가 대장동 사업을 도와줬으니 돈을 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동안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곽 전 의원이 개입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김 씨 측근인 조 씨도 이들 진술에 힘을 보탰다.

23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최근 조 씨를 잇달아 조사하면서 “2018년 가을쯤 김 씨로부터 ‘곽 전 의원이 내게 대장동 사업을 도운 대가로 돈을 요구했고, 돈이 없으면 회삿돈이라도 꺼내면 되지 않냐고 말해 다툼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 씨는 또 “2015년 3월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개발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김 씨가 ‘곽 전 의원이 도와줘서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유지됐다. 모두 곽 전 의원 덕분이다’고 말했다”는 취지로도 진술했다. 조 씨는 2015년 2월 김 씨 지시로 정 회계사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곽 전 의원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대장동 사업을 설명했다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진술과 관련해서도 사실관계를 인정했다고 한다.

이 같은 조 씨 진술은 향후 곽 전 의원 2심 재판에서 검찰의 중요한 보강 증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증언은 지난 2월 증거 부족 등으로 무죄가 선고된 곽 전 의원 1심에서도 언급됐지만, 신빙성 부족 등으로 재판부가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2015년 2월 민간업자들이 곽 전 의원에게 사업 계획을 보고하고, 곽 전 의원은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등 유착관계를 쌓았다고 강하게 의심했다. 그러나 곽 전 의원과 김 씨가 이를 부인했고 재판부는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 진술만으론 사실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관련 증거로 진술이 중요한 상황에서 김 씨 측근마저 곽 전 의원 개입을 인정한 것”이라며 “진술 신빙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수사팀은 조 씨를 수차례 소환해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과 대질했고 기존 진술들을 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보강된 관련자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이르면 다음 주 곽 전 의원을 소환해 대장동 사업 대가 요구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곽 전 의원은 대장동 사업 개입 여부에 대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염유섭·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