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상수지 2개월 연속 흑자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6월 경상수지(58억7000만 달러)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덕분에 2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사진은 지난 1일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 상반기 경상수지 ‘깜짝 흑자’

상품수지 3분기 연속 흑자 전환
해외법인 배당수입 증가도 도움
경상수지 흑자규모 작지만 선방

3분기까지 ‘불황형 흑자’ 예상
4분기 수출늘어‘상저하중’기대

상반기 적자가 확실시됐던 경상수지가 깜짝 흑자를 낸 것은 연초부터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했던 상품수지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입 감소 폭 확대에 힘입어 3개월 연속 흑자 전환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올해 연간 경상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를 기록하는 ‘쌍둥이 적자’ 가능성도 현저하게 낮아져 대외 신인도 악화 우려도 덜 수 있게 됐다. 4분기 중으로 수출이 감소 행진을 멈추고 회복세에 들어가면 한국 경제도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수입 줄고 배당소득 늘어난 덕분”=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6월 경상수지는 24억4000만 달러로, 지난 5월 한은의 경제전망(-16억 달러)과 달리 적자를 벗어나 흑자를 달성했다. 한국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지난 1월(-73억2000만 달러) 역대 최악의 기록을 시작으로 1분기(-98억5000만 달러) 내내 대폭 적자를 냈으나, 2분기 들어 흑자(63억8000만 달러)로 돌아선 영향이다. 기업 해외 현지법인의 배당 수입 이전에 대한 과세 불합리가 조정되면서 늘어난 본원소득수지도 경상수지 흑자에 기여했다. 올 상반기 본원소득수지는 194억9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58억4000만 달러)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부진의 늪에 빠졌던 상품수지가 2분기 들어 개선 흐름을 보인 것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반기 국제정세 불안으로 급등했던 유가가 올해 들어 제자리를 찾으면서, 무역수지가 지난 6월 16개월 만에 소폭 흑자로 돌아선 것과 같은 맥락이다. 6월에도 상품 수출(541억4000만 달러)은 반도체(-28.0%), 화학공업제품(-12.8%)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상품 수입(501억5000만 달러)은 석유제품 등 원자재(-18.5%) 등을 중심으로 더 크게(-10.2%) 줄어들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월 사상 최대 적자 기록 영향으로 흑자 규모가 전년 상·하반기에 비해 축소됐다”면서도 “어려운 대외여건 속에서도 (반기 기준으로) 1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수출 회복, 상저하중 기대”= 수입이 수출보다 더 감소해 나타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 형태는 3분기까지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 수출 실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과 정보통신(IT) 업종의 경기가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회복되면서 완만한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경우 7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반도체 수출액은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 실적 회복 시점을 올해 4분기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고 물량이 감소하면서 가격도 오를 거라는 관측이다. 적어도 ‘상저하중’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9.3% 감소했으나 4월 1.3% 감소에서 5월 8.1%, 6월 21.6% 증가로 점진적인 개선세다. 반도체 생산도 4월 -21.6%, 5월 -18.7%, 6월 -15.9%로 감소 폭이 줄고 있다. KDI는 전날 발표한 ‘8월 경제동향’에서 “한국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