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민주당 장외집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지도부 의원들이 11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3차 국민 행동의 날’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파란 옷 입지마"

더불어민주당이 23일 김건희 특검법 촉구 및 윤석열 정부 규탄 4차 장외집회에 사실상 ‘파란색 옷’ 착용 금지령을 내렸다. 그동안 장외집회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물들었지만 이날 장외집회부터는 파란색 물이 빠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서울 경복궁 앞에서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 촉구 제4차 국민 행동의 날’을 개최한다. 민주당은 이번달 매주 주말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열고 대여 공세를 펼쳤다.

민주당은 4차 집회 현장에서 당색(黨色)인 파란색을 가급적 배제하기로 했다. 전날인 22일에 민주당은 각급 시·도당을 통해 ‘이번 집회는 지역위 깃발과 파란색 계열 의상 착용 없이 진행할 예정. 깃발X, 파랑 의상X’라고 공지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파란색 빼기’는 장외집회에 당원 아닌 일반 시민 참여를 보다 독려하는 동시에 "이재명 대표 방탄용 집회"라는 정치적 부담을 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염두에 두고 장외투쟁을 벌였지만 시민 참여와 호응이 생각만큼 폭발적으로 늘지 않자 태세를 전환한 것. 민주당 지도부는 이달 2일부터 16일까지 세 차례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에 진을 치고 농성했다. 그런데도 당 안팎에서 ‘지지층 내부 결집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도 노출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김성회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23일 집회는 당 주관으로는 15분 동안만 짧게 진행한다"며 "오후 6시부터 시민사회 주관으로 김건희·채상병 특검 추진 등을 촉구하는 행진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 집회들과 달리 23일 집회에선 이재명 대표가 발언을 하지 않고, 민주당 지도부 중에서도 박찬대 원내대표만 발언에 나설 계획이다. 이대표는 지난주 집회에서는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 우리가 세상의 주인이라는 걸 그들에게 똑똑히 보여주자"고 소리쳤었다.

국민의힘은 23일 더불어민주당이 정부 규탄 4차 장외집회를 여는 것을 두고 "이재명 대표가 진정으로 사법부를 신뢰한다면 법원 겁박 시위부터 즉각 멈추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조지연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이 대표가 사법부를 진정으로 신뢰한다면 민주당의 사법 시스템 무력화 시도부터 중단시켜야 할 것"이라며 "여전히 불씨가 살아있는 ‘법왜곡죄’, ‘수사기관 무고죄’, ‘표적 수사 금지법’ 추진을 비롯해 ‘검찰 탄핵’이라는 방탄 공세부터 멈춰 세우라"고 말했다.

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