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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규승 고엽제전우회장
“가족 전체가 감내해야하는 병
부상·중증장애인보다 더 참혹”

“국가유공자인 고엽제후유증(1∼7급)과 유공자가 아닌 고엽제후유의증(고도-중등도-경도) 환자를 이분화하는 법률 개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의 황규승(75) 회장은 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엽제 후유의증도 악성종양, 간암, 위암, 중추신경 장애 등을 앓고 있다”며 “고엽제 후유의증은 겉만 멀쩡한 사람들로 오장육부가 더 심하게 훼손되지 않도록 약물로 유지하고 있으며 가족 전체가 감내해야 하는 병으로 부상이나 중증장애인보다 더 참혹한 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1회 고엽제 등급문제 국회학술 세미나’를 주관한 황 회장은 “베트남전 파병으로 고엽제 병을 앓고 있는 13만5974명 환자 중 이들이 사망하게 되면 유족들에게 보상금이 승계되는 환자는 2만 7197명이고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잊히게 될 전우들은 10만8777명”이라며 “베트남 전쟁터에서 고엽제에 피폭된 사람들 중 후유의증 환자도 유족에게 승계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고엽제 후유의증 자녀에게도 고엽제 병의 증상이 발현되고 있다”며 “고엽제 후유의증을 후유증으로 전환하고 보상금의 정도가 비슷한 상이등급 6급 이상으로 승급될 경우, 전·공상 군경과 동일한 상이등급 적용으로 매월 받던 고엽제 후유의증 수당은 참전용사가 사망해도 상이등급에 해당하는 보훈급여금으로 유족이 승계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고엽제는 베트남전 당시 게릴라(베트콩)들이 숨어있는 밀림과 게릴라들의 지원기지를 없애려 뿌린 제초제(Agent Orange) 성분인데 1g이면 2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지구상 가장 강한 독극물인 다이옥신이 들어있었다”며 “당시 참전용사들은 뿌려지는 이 약제가 무엇인지, 지시사항이나 주의사항 등의 교육도 받지 못했고, 밤에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 고엽제를 뿌리는 항공기를 쫓아가면서 조금이라도 더 맞으려 한 참전용사들을 제지하거나 말리는 지휘관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1968년 해병대 부사관으로 입대, 이듬해 베트남전에 파병됐다. 대한민국 재향군인회 중앙회 이사를 거쳐 2018년부터 고엽제전우회장을 맡아왔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