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5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영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철수하기 위해 버스에 짐을 싣고 있다. 연합뉴스

‘스카우트 양대 축’ 미국·영국 결국 퇴영…조직위 “안전 관리에 최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여하는 각국의 조기 퇴영과 잔류 선언이 나오는 가운데, 대회 조직위원회는 스카우트잼버리 대표단회의 결정에 따라 행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잼버리 야영장에 남은 참가국은 영지 안팎의 프로그램 등 추후 일정을 예정대로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태평양·아르헨티나·사우디아라비아 등 스카우트 연맹국은 5일 오전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잔류 의사를 밝혔다. 데일 코베라 스카우트 아시아·태평양지역 의장은 “극심한 열기와 습기는 우리 청소년 봉사자에게 큰 당면 과제였다”며 “이런 상황은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와 스카우트 연맹은 음식, 시설, 위생 관리와 같은 부분에서 다양한 방면을 개선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자연환경을 받아들이고 잼버리가 잘 운영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마리나 로스틴 아르헨티나 의장도 “우리가 다양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음을 안다”며 “매일 모여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고 대한민국 정부가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 잔류 의사를 비쳤다.

이 밖에 스웨덴과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 독일 등도 잔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직위는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가자 모두가 새만금을 떠날 때까지 안전 관리와 원활한 대회 진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위가 밝힌 이날 0시 기준 참가인원은 153개국 4만2493명이다.

조직위는 여기서 영국 4600여명, 미국 1500여명을 빼면 현재 인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조직위가 조기 퇴영 실상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철수를 결정한 개별 국가의 의사를 존중하고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교통 등 편의를 제공할 것”이라며 “우리는 정부, 스카우트연맹과 함께 참가자들을 폭염으로부터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그러나 미국·영국 이외 국가의 철수 움직임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두 나라 외에 싱가포르도 철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지 크게보기 한덕수 국무총리(왼쪽)가 5일 전북 부안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프레스센터를 방문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뉴시스

잼버리 줄 퇴소는 BBC 방송이 4일(현지 시각) 폭염 속에 열린 새만금 잼버리 행사에 참여한 영국 스카우트가 행사장에서 철수한다고 보도하면서 본격화했다. 영국은 잼버리에 참가국 중 가장 많은 4600여명의 청소년을 파견한 나라다. 영국에 이어 미국도 같은 결정을 내리고 잼버리 야영장에서 짐을 싸기로 했다.

스카우트연맹의 두 중심축이 철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사실상 반쪽 행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