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비양심 주차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에 ‘인도’가 포함된 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주택가 인도에 1t 트럭이 불법 주차되면서 주민들이 트럭을 피해 좁은 길로 걸어가고 있다.

불법 주·정차 신고 대상 확대
인도 한가운데 막아 통행 불편
“이기적 운전자” 시민 불만 터져

글·사진=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1일부터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 신고 대상에 ‘인도’가 포함되면서 인도 위에 1분만 불법 주·정차를 해도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이날 오전 서울 곳곳에서는 인도 위 ‘무법 차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건물 소유 지상 주차장을 넘어 인도까지 침범해 주차된 차량도 많았고, 인도 대부분을 차지한 ‘철면피 주차’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건물 앞 인도엔 보행자들이 불법 주차된 트럭 1대를 피해 통행하고 있었다. 이 트럭은 인도 전체 너비의 절반만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가로수·가로등 등 인도 위 설치물 때문에 보행자가 통행할 수 있는 공간은 사실상 전체 인도 너비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바로 옆 건물 지상 주차장엔 인도를 침범해 주차된 차량이 있었다. 트럭은 지상 주차장 내 빈 공간이 없자 인도에 주차한 것으로 보였다. 정모(29) 씨는 “골목 안쪽으로 조금만 가면 공영주차장인데, 이기적인 운전자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만 불편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전날 오후 3시쯤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사거리에서도 좁은 인도 위를 차량 2대가 차지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인도는 대로변에서 아파트 단지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어 보행자가 많은 곳이다.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던 한 시민은 해당 보도로 이동하기를 결국 포기하고 차로로 위험천만하게 걸어갔다.

기존 단속 구역인 어린이보호구역·버스정류장·소화전 앞 등에도 불법 주·정차한 차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전날 오후 마포구 A 초등학교 정문 앞 어린이보호구역엔 트럭이 10분 넘게 정차하고 있었다. 심지어 이곳은 왕복 2차선 도로였는데, 이 트럭은 인도와 차로 모두를 차지하며 정차한 상태였다. 보행자는 물론, 지나가는 차들도 트럭을 피해 서행했다. 이 차가 정차한 곳 2m 앞엔 건물 주차장이 있었다. 시민 최성재(33) 씨는 “버스정류장 근처에도 여전히 불법 정차된 차량이 많아 차로 한복판에서 버스를 타야 했던 적이 자주 있었다”며 “교통사고를 줄이고 특히 화재 등 위급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주·정차 금지구역의 차량을 신고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부터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 구역에 인도를 새롭게 추가하고 사진 촬영 간격을 1분으로 통일하는 등 불법 주·정차 신고 대상을 확대했다. 단 1분만 △인도 △소화전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장 10m 이내 △횡단보도 △초등학교 정문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정차해도 과태료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