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원 8대 외식품목 가격 비교

외식물가지수 30개월째 오름세
냉면 등 간판 메뉴 5년간 28%↑

평양냉면 1그릇 최고 1만6000원
메밀·계란 등 식재료값 오른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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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년간 서민 외식비가 기록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외식 물가가 다시 들썩이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 여름철 간판 메뉴인 냉면 가격은 일부 유명 식당에서 1만6000원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자장면도 최근 5년간 40% 넘게 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8개 간판 외식 품목 중 1만 원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밥,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백반 등 4가지에 그쳤다.

19일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서울 10개 지역 음식점 10곳의 대표적인 냉면 가격은 지난해보다 7%, 2018년보다는 29.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이들 식당의 냉면 평균 가격은 8300원 수준이었다. 이후 2021년 9150원, 지난해 1만50원으로 가파르게 올랐고, 올해는 1만750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영등포구 A 평양냉면집의 냉면 가격은 지난 2018년 1만2000원에서 올해 1만5000원으로 올랐다. 미쉐린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서울 중구의 B 평양냉면 맛집은 1만6000원이다.

한국물가정보는 “냉면 주재료인 국산 메밀 가격이 지난해보다 53.8% 상승했다”며 “설탕과 소금, 계란, 식초 등 냉면에 들어가는 다른 식재료의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고 분석했다.

다른 외식 메뉴들도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품목의 지난달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5년 전인 2018년보다 평균 28.4% 뛰었다.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김밥으로 2018년 5월 2192원에서 지난달 3200원으로 46% 올랐다. 같은 기간 자장면 가격은 4923원에서 6915원으로 40.5% 올라 두 번째로 상승 폭이 컸다. 칼국수(6731원→8808원)와 김치찌개 백반(6000원→7846원) 역시 각각 30.9%, 30.8%의 비교적 높은 가격상승률을 보였다. 또 냉면(8769원→1만923원) 24.6%, 비빔밥(8385원→1만192원) 21.6%, 삼계탕(1만4077원→1만6423원) 16.7%, 삼겹살(1만6489원→1만9150원) 16.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 상승 추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곡물 가격 불안정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전기료·인건비 상승 등 내부 악재가 겹쳐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17.43(2020년=100)으로 2020년 12월 이후 30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