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법정 내부. 연합뉴스 자료 사진

항소심서도 집행유예 선고…자격정지 이상 형 확정시 ‘당연퇴직’
인천지법 "유흥업소 출입 고의 은폐해 지역사회 실질적 피해 발생"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역학조사에서 유흥업소 방문 사실을 숨긴 해양경찰관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유죄를 선고받아 퇴직 위기에 몰렸다.

인천지법 형사항소4부(부장 김윤종)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인천해경 소속 A(52) 경사에게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 경사는 2020년 11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초기 역학조사에서 1주일 전 룸살롱을 방문한 사실을 숨긴 혐의로 기소됐다. 그가 확진된 후 룸살롱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했고, A 경사를 포함해 모두 41명이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A 경사는 2021년 10월 1심 판결 선고 후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초범인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했고 (그동안) 해경 공무원으로서 업무를 충실히 했다"며 "이 사건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피고인은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무원으로서 역학조사에 충실해야 함에도 오히려 유흥주점 출입을 고의로 누락하고 은폐해 사안이 중대하다"며 "실제로 피고인의 범행으로 52시간 동안 역학조사와 조치가 지체돼 지역 사회에서 실질적인 위험이나 피해가 일어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 경사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되면 퇴직해야 한다. 경찰공무원법 27조에 따르면, 경찰공무원이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당연히 퇴직해야 한다. 범행 당시 그는 간부인 경위 계급이었으나 직위해제 후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경사로 강등됐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