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검찰 로고. 연합뉴스.

"담합으로 교복 한 벌 가격 6만 원 상승 등 폐해"

대검찰청은 지난해 6월부터 생활 물가를 교란할 수 있는 담합 사건을 수사한 결과, 총 7건의 사건을 적발해 관련자 80여 명을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협력 체계를 한층 더 강화해 담합 사건에 엄정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대검찰청은 검찰이 적발한 민생 관련 담합 사건은 △교육 분야 1건(교복 구매 담합) △주거 분야 2건(아파트 가구 담합, 아파트 화재보험 담합) △식품 분야 2건(아이스크림 가격, 닭고기 가격) △재정 분야 2건(철근 가격, 철도 침목 가격) 등이다.

검찰은 적발한 담합 사건을 통해 실제로 물가가 상승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광주 지역에서 일어난 교복 구매 담합의 경우, 31개의 교복 업체들이 자신들끼리 낙찰자를 미리 정해둔다거나 입찰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32억 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하면서 교복 한 벌 당 가격이 6만 원이 올랐다. 검찰은 지난 4월 담합에 참여한 31개 교복 업체 운영자를 모두 불구속 기소했다.

이외에도 검찰은 2조3300억 원 규모의 신축 아파트 빌트인 가구 입찰 담합 사건을 적발해 관계자 14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아파트 화재보험 입찰 담합으로 130여억 원의 주택기금 손실을 유발한 보험사들을 수사해 법인과 업체 관계자 6명을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담합으로 아파트 분양가가 상승하고 임대주택 보험 낙찰가가 4.3배 상승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국내 빙과류 제조업체 4곳이 수 년에 걸쳐 아이스크림 판매·납품가격을 담합해 1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하면서 아이스크림 소비자 물가지수가 올랐고, 치킨·삼계탕용 닭고기 가격 담합으로 육계 가격이 약 8.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7조 원 규모의 철근 조달 입찰 담합 사건, 2000억 원 규모의 철도 침목 구매 입찰 담합 사건으로 1조 원이 넘는 국고가 낭비됐다고 설명했다.

대검은 자진신고 시 처벌을 경감하는 ‘리니언시’ 제도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공정위와 정보공유 범위를 확대하고 상호 협조도 강화할 예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과도한 형벌권 행사는 자제해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적극 보장하되 중대한 불공정행위인 담합 사범에 대해서는 법률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 대응해 공정한 경쟁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검은 직제 개편을 통해 기존 반부패강력부를 반부패부와 마약·조직범죄부로 분리하면서 반부패부에 공정거래, 기업범죄를 담당하는 반부패 3과를 신설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