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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지부, 내달 시범사업 확정

병원급 의료기관은 제외되고
‘소아과 휴일 초진’ 허용 안돼

의사 ‘위험부담’ 비용은 가산
“의료비 비쌀 이유 없다” 비판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에 맞춰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이 6월 1일부터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 환자 중심으로 시행된다. 하지만 비대면 진료 수가(의료 행위의 대가)가 일반 진료보다 30% 높게 책정돼 적정성 논란과 함께 비대면 진료비로 국민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소아과 대란’에 시달리고 있는 소아 환자는 주간뿐 아니라 평일 야간(오후 6시∼익일 오전 9시)과 휴일에도 오진 위험성을 내세워 비대면 초진을 허용하지 않아 의료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일 보건복지부는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안을 확정했다. 비대면 진료는 원칙적으로 의원급에서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초진과 병원급 의료기관 비대면 진료는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18세 미만 소아 환자는 비대면 초진이 불가능하다. 대신 소아 환자는 야간과 휴일에 비대면으로 의학적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의료기관이 부족한 섬과 벽지 환자,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등 움직이기 힘든 경우에는 비대면으로 초진을 받을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이들은 약사와 협의하면 약을 재택 수령할 수 있다. 장지호 원격의료산업협의회 회장은 “이번 안은 사실상 국민에게 비대면 진료를 못 받게 하는 것”이라며 “초진 범위를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료계 관계자는 “비대면 진료로 환자가 얻는 이익보다 오진으로 인한 피해가 더 막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을 빚었던 수가는 대면진료보다 30% 비싸게 책정됐다. 비대면 진료 수가는 기본 진찰료와 약제비에 ‘시범사업 관리료(진찰료의 30%)’를 가산하는 방식이다. 의료계는 비대면 진료의 리스크를 고려해 일반 진료보다 더 높은 수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는 비대면 진료에 환자가 더 많은 의료비 부담을 할 이유가 없으며 해외에선 일반 진료와 같거나 더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도경·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