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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범죄’ 법적 장치 부족한데
정자법 위반·입법 로비 줄줄이
이번주부터 순차적 수사력 확대

가상화폐업체 오지스 압수수색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가상화폐(코인) 거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사 인력을 내부 분장을 통해 추가 투입하고 있다. 미공개정보 이용·정치자금법 위반·입법 로비 등 여러 의혹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진 데다 코인 관련 범죄를 처벌할 법적 장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2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은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김 의원에 대한 수사팀에 수사 인력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 현재는 공공수사·반부패·마약범죄 전담부인 형사6부(부장 이준동) 일부 인원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코인 관련 수사를 주로 맡아온 금융조사 1부 등에서 인력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외 검찰청 내에서 유관기관 파견 경험이 있거나, 금융증권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검사와 수사관들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뇌물 혐의가 인정돼 공여자에 대한 수사로 확대할 경우 최대 2배까지 증원될 전망이다. 이승형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장은 23일 자로 신설되는 대검 반부패2과장으로 보임되는데, 김 의원 관련 수사를 지휘·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인력난이 심하지만 다른 수사도 진행해야 해 인력 추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의 가장 큰 과제는 김 의원이 코인 관계자들로부터 대가성이 있는 미공개 정보나 ‘공짜 코인’을 받았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다만 미공개 정보를 얻어 시세 차익을 얻은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이 이를 규명한다 해도, 현재 자본시장법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증권성’을 인정할 수 있는 코인은 코인 발행 이익이 회사 이익에 귀속되는 ‘투자성 코인’ 정도다. 하지만 김 의원이 보유한 위믹스 등 대부분의 코인은 코인 발행사와 코인의 이익이 연결되지 않는 ‘전매 차익(시세 차익)형 코인’으로, 증권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을 증권으로 인정한다 하더라도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만 처벌이 가능하고, 내부자 거래와 시세조종 행위는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테라·루나 사태와 관련해 루나가 ‘증권성’을 갖고 있다고 보고 처음으로 자본시장법 위반(사기성 부정거래)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한 법원 관계자는 “코인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률이 없는 상황에서 사법부가 코인의 증권성을 인정하면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형벌 법규를 유추 해석해선 안 된다’는 원칙에 반할 수 있다”며 “결국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법률이 입법돼야 법원도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가상화폐거래소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가상화폐 규제와 입법 논의가 활발한 만큼 관련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또 처벌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오전 가상화폐 예치 및 교환 서비스를 운영하는 업체 ‘오지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김 의원의 코인 거래 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한·조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