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민가까지 내려온 화마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 야산에서 난 불이 민가에 옮겨붙고 있다. 소방청은 이날 발생한 산불이 민가로 확산하자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연합뉴스

경포동 6개 통 등 주민 대피
민가·학교·관광지까지 비상
초속 30m 바람에 헬기 못 떠
소방청, 올해 첫 ‘3단계’ 발령

윤 “가용 인력 총동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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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인지현 기자

강원도 전역에 강풍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강릉시 야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해 민가로 번지는 등 비상이 걸렸다. 11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산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골프장과 민가 주변으로 확산하고 있어 강릉시는 경포동 일대 주민들에게 대피 문자를 전송했다.

강원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2분 강릉시 난곡동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현재 강릉 지역을 포함한 강원 영동 지역에는 건조특보와 강풍특보가 함께 내려져 있다. 특히 순간풍속 초속 30ｍ의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번지고 있어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 40분쯤 소방 대응 3단계를 발령했다. 이에 강릉시는 경포동 10·11·13통 등 6개 통 주민들에게 경포동 주민센터, 평창동계올림픽 경기장인 아이스 아레나로 대피하라는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했다.

인근 리조트 등 숙박 시설 투숙객 일부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있다. 강릉 경포동에 이어 산대월리·순포리 주민들에게도 대피령이 떨어졌다. 불이 난 지점 인근 민가 약 10채 중 현재 4∼5채로 불길이 옮겨붙었지만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림과 소방당국은 가용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강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릉시에 따르면 이날 산불은 소나무가 부러지는 과정에서 전깃줄을 건드려 불씨가 산불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불 발생지역은 경포호와 선교장 사이의 소나무가 울창한 지역이어서 진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 강원 영동 지역의 화재를 키운 강풍은 12일 오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때 ‘황사비’가 내리긴 했지만 대기가 건조해 상황이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운 지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산림청과 소방청을 중심으로 관계기관 간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장비와 인력을 신속히 투입, 산불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