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마약 성분이 든 음료. 강남경찰서 제공

앞서 검거되거나 자수한 일당 2명은
"인터넷 알바 모집 보고 참여" 진술
경찰, 시음행사 배후 가능성 추적중




서울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든 음료를 건넨 일당 중 1명이 추가로 자수했다. 앞서 자수하거나 검거한 또 다른 일당들은 문제의 음료에 마약 성분이 들어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소위 ‘마약 음료’ 일당 4명 중 1명인 20대 여성 A 씨가 자신이 시음 행사에서 음료를 나눠졌다며 서울 강남경찰서에 자수했다. A 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쯤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기억력,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라며 시음행사를 하면서 고등학생들에게 건넨 이들 중 1명이다.

당시 이들은 2인 1조로 시음 행사를 가장해 "구매 의향을 조사하는 데 필요하다"며 학생들 부모의 전화번호를 받아 가기도 했다. 이후 피해 학생의 부모들은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학교에 알리겠다"는 협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음행사에서 받은 음료를 마신 학생들의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112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피해를 신고한 학생은 6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음료에서는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이에 경찰은 사건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 넘겨 집중 수사하기로 했다.

한편 경찰은 인근 시음행사가 있던 지역 인근 등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전날 서울 동대문구에서 B(49) 씨를 검거했다. 또 다른 공범 20대 C씨는 전날 자수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글을 보고 지원했다"며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인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진술이 비교적 일관되고 일당으로 지목된 4명 중 2명이 자수한 점 등을 바탕으로 마약 성분인 줄 몰랐다는 취지의 주장에 일부 신빙성이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A 씨 등을 아르바이트로 속여 시음 행사를 하도록 한 주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배후를 추적 중이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