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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훈련 시즌… MZ의 분노

제공되는 점심 여전히 ‘부실’
안먹자니 고작 8000원 지급
“제대로된 한끼 식사 어려워”

“고기반찬도 없네요. 단가 8000원 도시락치고는 너무 빈약한 것 아닌가요?”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서 예비군 작계훈련을 마친 예비군 6년 차 채모(27) 씨는 4일 “밥이라도 잘 먹어야 힘이 나는데, 정말 먹을 게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채 씨가 속한 예비군 동대는 점심으로 도시락을 제공했는데 반찬이 계란 프라이, 야채 튀김, 멸치 볶음만 나왔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채 씨처럼 부실한 반찬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네티즌은 어묵 볶음, 청포묵, 샐러드, 김치 등으로 구성된 고기 없는 예비군 도시락(사진)을 게시하며 부실한 반찬 상태를 지적했고, 이에 공감하는 댓글이 다수 달리기도 했다.

지난 3월부터 예비군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부실한 예비군 식사에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예비군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4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예비군 5∼6년 차가 받는 기본훈련 및 전·후반기 작계훈련의 식비 항목은 지난해 7000원에서 올해 8000원으로 올랐다. 앞서 국방부는 예비군 식비를 2012년 6000원에서 지난해 70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숙박까지 이뤄지는 동원훈련은 식비가 1인당 1일 1만3000원으로 끼니당 4333원에 불과하다.

도시락 대신 현금으로 식비를 제공한 동대에서도 예비군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비군 작계훈련이 진행되는 주민센터 인근에선 8000원 이하 메뉴를 찾기 어려워 이 금액으론 사실상 제대로 된 식사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실제 전날 서울 교남동 주민센터 인근 식당 10곳을 둘러본 결과 8000원으로 식사가 가능한 식당은 2곳에 불과했다. 이 두 식당에서도 8000원 이하 메뉴가 각각 순두부찌개(7000원), 짜장면(7000원)으로 하나밖에 없었다.

예비군 6년 차인 이모(28) 씨는 “바쁜 생활 중 예비군에 가는 것도 짜증 나는데, 식비가 오른 물가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화가 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유민우 기자 yoom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