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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복지부장관賞 손준서 학생

To. 웃음이 많으신 우리 할아버지께.

안녕하세요? 할아버지의 똥강아지 손준서입니다. “우리 똥강아지 왔나?”라며 늘 반겨주시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면 저는 언제나 마음이 봄날처럼 따뜻해지는 듯한 기분입니다.

얼마 전, 할아버지께서 많이 편찮으셔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에서 수술받아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눈에서 소나기처럼 눈물이 주르륵 쏟아졌어요. 너무 겁이 나고, 걱정했었는데 할아버지는 그런 저를 보고 “허허허, 준서야 괜찮다. 이 할애비는 끄떡없다”라며 자꾸 웃기만 하셨죠. 할아버지의 웃음 덕분이었을까요?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어요. 이제 많이 건강해지셔서 5㎞나 되는 길도 거뜬히 산책하신다고 들었어요. 그 말을 듣고 나니 할아버지가 예전처럼 힘도 펄펄 솟아나고, 건강해지신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할아버지, 그거 아세요?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하얀 벚꽃이 가득한 강가를 따라 걸을 때면, 제가 팔랑팔랑 춤추며 떨어지는 꽃잎이 된 것 같고 어깨도 으쓱으쓱해지며 기분이 좋아져요. 할아버지는 어떻게 한 번만 보셔도 새나 나무 그리고 꽃 이름을 그렇게 잘 아시나요? 고민도 없이 보자마자 금방 척척 이름을 말씀하시는 걸 보고 저는 ‘우리 할아버지가 천재가 아니실까?’라고 생각한 적도 있어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감사한 사람에게 편지를 쓴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사편지지를 받자마자 제일 먼저 할아버지가 떠올랐어요. 저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시고, 어떻게 아셨는지 제가 갖고 싶은 것도 선물해주셨어요. 요즘 친구들 사이에서 제일 유행하는 포켓몬 카드를 어떻게 아셨나요? 할아버지께서 주머니에서 짠! 하고 꺼내 저에게 주셨을 때 너무 기뻐서 펄쩍펄쩍 뛰었어요. 하늘에 머리가 닿을 것만 같았어요! 할아버지와 나 사이에는 둘만 아는 텔레파시가 통하는 것 같아요. 엄마한테 꾸중을 들어 독 안에 든 생쥐가 되었을 때도 할아버지는 “고마해라. 우리 준서가 앞으로는 안 그럴끼다”라며 저의 든든한 연합군이 되어 주셨어요.

할아버지, 부탁이 있어요. 제가 할아버지에게 드리는 단 하나의 부탁은 ‘건강하시라는 것’입니다. 늘 슈퍼맨처럼 건강하셨으면 좋겠어요. 오래오래 할아버지와 함께 강변을 산책하고 싶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

할아버지의 똥강아지 손준서 올림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