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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빅토리아주 평등법 “모유 수유로 차별 금지”

호주 법원에서 판사가 모유 수유를 하며 방청하던 여성을 법정에서 퇴장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여성단체는 해당 판사가 차별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사과를 요구하면서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호주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마크 갬블 판사는 호주 빅토리아주의 멜버른 법정에서 아동 성 학대 관련 재판 진행 중 휴정을 선언하고 방청석에서 모유 수유를 하던 한 여성에게 퇴정을 요구했다. 이 여성은 휴정이 된 이후 방청석에 들어와 구석 자리에서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갬블 판사는 이 여성에게 “법정에서는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없다”며 “배심원들에게 방해가 될 것이다. 미안하지만 나가달라”라고 말했다. 이 같은 판사의 명령에 여성은 재판정에서 퇴장했다. 호주 법정에서는 선글라스나 모자를 쓰거나 음식물을 먹고 음료를 마시는 행위가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단체는 차별금지법 위반이라며 갬블 판사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빅토리아주 차별 금지법에 따르면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직장과 학교, 대학, 상점을 포함해 공공시설에서 모유 수유를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 호주 모유 수유협회의 나오미 헐 선임 매니저는 “모유 수유 때문에 법정에서 나가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것은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며 “아이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모유 수유를 할 수 있도록 보호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차별금지법이 법정에도 적용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호주 SBS 방송은 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잉그리드 스티트 빅토리아주 영유아 교육부 장관은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스티트 장관은 법무부 장관이 이 문제와 관련해 법원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빅토리아주 지방 법원은 이번 일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