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열린 제1회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입학식 및 비전 선포식 축사를 영상으로 전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한전공과대학 부지 선정된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부영골프장(CC) 일원의 부지 선정 당시 항공 사진. 전남도청 제공

부영건설, 기부뒤 남은 골프장 부지
아파트 건설 용도 변경 약속 의혹
민주당·광주시 “표적감사” 반발

한국에너지공과대(KENTECH·한전공대) 설립 적법성 감사에 들어간 감사원의 칼끝이 캠퍼스 부지 선정 당시 특혜 의혹으로 향하고 있다. 1조 원대 특혜 제공설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한전공대 설립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9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달 31일까지 한국전력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 교육부, 나주시 등을 대상으로 한전공대 설립 적법성 여부를 들여다보는 실지감사(현장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등이 지난해 8월 한전공대 설립의 적법성과 전력산업기반기금 지출 적정성을 조사해달라며 낸 공익감사청구에 따른 것이다. 특히 실지감사에 착수하기에 앞서 감사원은 전남도와 나주시에 한전공대 부지 기부와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이를 검토한 결과를 바탕으로 감사 개시가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부지 특혜 의혹은 한전공대 부지로 기부하고 남은 골프장 부지에 아파트 건설이 가능하도록 용도변경을 약속했다는 내용이다. 부영그룹은 나주 혁신도시 내 골프장 부지를 기부채납 방식으로 한전공대 부지로 제공했는데, 전남도와 나주시가 기부받고 난 나머지 땅의 용도변경을 ‘적극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이 드러나 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경실련) 등 시민사회로부터 특혜 제공설이 불거졌다. 한전공대는 전남 지역에 세계적 에너지 특화 대학을 만들겠다는 문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라 국정과제에 포함됐고, 지난해 3월 전남 나주에 개교했다. 또 한전공대법에 따라 정부와 한전이 한전공대의 설립·운영을 지원하도록 했는데, 2031년까지 1조6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감사원 감사에 대한 지역사회와 야당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자신의 SNS에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지우기를 넘어서 대한민국 인재양성소에 폭탄을 던지는 일”이라 했고,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치화된 감사원의 행보를 예상은 했지만 그저 황당할 따름”이라며 “한전공대를 향한 정치감사, 표적감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